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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어느 여행자의 기억
변종모 글.사진 / 허밍버드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여행하는 동안의 기억을 떠올리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사진첩을 펼쳐 당시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들춰 보는 것이다. 나의 발걸음 순서에 따라 잘 정리된 사진첩에 물 흐르듯 시선을 옮기다보면 유독 많이 등장하는 사진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에 관한 사진들이다. 이상하게도 나는 정성스럽게 차려진 그 음식 앞에 의식을 치르듯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맛있게 음식을 다 먹어치웠다. 시간이 지나다보면 여행에 대한 기억이 차츰 흐려질 때 나는 그 음식 사진을 보며 당시 여행지의 맛과 냄새를 기억해냈다. 단순한 시각의 감각이 아닌 기억의 저편에 잠시 묵혀 두었던 후각과 미각의 기억들이 다시 재생되면서 당시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마음 속에 가득 차게 된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과 나는 참으로 닮았다. 여행지에서 먹은 음식들이 그 여행을 회상하게 하는 도구로써 역할을 한다는 면이 비슷하다고 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나 작가의 기억은 한 차원 높은 고차원의 기억이다. 여행지에서 함께 했던 그 음식들을 통해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을 떠올리며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는 작가야말로 진정한 고수라면 고수이다.
그래서 그럴까.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이렇게 따뜻한 에세이는 처음 읽어보는 듯하다. 이국 여행지에서 경외로운 풍경의 묘사가 다가 아닌, 타지에서의 모험담으로 미래의 여행자를 기죽이지 않는, 여행의 또 다른 면을 보게하고 다른 듯 같은 일관성을 보여주는 변종모의 여행 에세이에서 나는 따뜻함을 느낀다.
작가의 달콤함이 나의 달콤함으로 승화되길 바라며 아까워하듯 읽어나간 책장 하나하나에 따
뜻함이 묻어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