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조병 전집 2 : 희곡편 윤조병 전집 2
홍창수.배진아 엮음 / 연극과인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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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없는 사나이와, 술집을 운영하는 부인이 몸 파는 걸 묵인하는 철도원 둘의 대화가 극의 주된 내용이다. 사나이의 외양, 또 그가 전하는 다리가 없는 친구와의 이야기나 부인이 몸 파는 행위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심지어는 포주 짓까지 하는 철도원은 전쟁의 참혹함을 드러낸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살아가야 할 시간은 고되기 때문이다.


철조망 너머에 숲이 있느냐 없느냐. 둘은 같은 것을 봤으면서도 다른 말을 한다. 이 대화가 의미심장하다. 이런 모습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고, 전쟁 이후 새롭게 사회를 건설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것을 바라보니 앞으로도 그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연극의 마지막. 둘은 돼지 왈츠를 언급하며 의미가 통한 듯 웃어댄다. 돼지 왈츠가 무엇인지 연극은 말하지 않는다. 민중은 개돼지다. 그런 개돼지같은 우리가 왈츠를 춘다는 자조적인 의미인가? 숲이 있느냐 없느냐로, 연극 내내 같은 것을 봤으면서도 다른 말을 하던 이들이 이번엔 돼지 왈츠라는 것을 통해 같은 것을 보고 같은 말을 하지만, 관객은 돼지 왈츠가 뭔지 모르니 결국 같은 것을 보고 다른 말을 하는 것은 반복된다는 뜻인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몇 해 전 기국서, 유진규의 연기로 <건널목 삽화>가 무대에 올랐는데 어영부영하다가 보지 못했다. 너무나 아쉽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건널목 삽화>를 무대에서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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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omething To Live For
Timeless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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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To Live For>에서 아치 셰프는 소리를 내지르고, 발음하는 음도 때때로 불분명하다. 앨범에 매겨진 낮은 별점과 아치 셰프의 노래를 향한 박한 평가는 마크 머피, 셜리 혼, 토니 베넷, 빌리 할러데이였다면 이렇게 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아치 셰프는 여러 앨범에서 조금씩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이 앨범에선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목소리를 꽉 채운다. 평론가들이 뭐라고 한들 나는 이 앨범이 좋다. 내가 아치 셰프의 팬인 게 그 이유일텐데, 좋아하는 사람의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아치 셰프의 내지르는 소리-평론가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그것-가 내게는 소울 음악을 절창하는 것 같았다. 아치 셰프에게 이런 면이! 이런 목소리가! 나는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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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테지만 젊은 부부의 주변인들은 가정을 깨뜨리라고 조언을 한다. 하지만 부부는 가정을 지키려고 하고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병원, 종교적인 행위, 주변인의 도움, 거짓 행동 등인데 그러면서도 늘 서로 이해하고 서로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왜? 라는 물음에 답을 하며 진행되던 영화는, 어떻게? 라는 물음에 딱 떨어지는 답을 하지 않는다. 영화가 열린 결말로 끝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 는 것이다. 이것은 부부의 가훈이기도 한데, 가훈이 적힌 나무가 깨지지 않았던 것처럼 부부에게 이 믿음은 깨질 수 없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교도소, 치료감호소, 소문처럼 가정을 깨뜨리려는 외력이 존재하겠지만 부부는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으므로.


오줌-비-눈물, 충혈된 눈-의사의 진료-종교행위, 잠을 자는 사람-못 자는 사람, 잠 자는 사람의 이상한 행동-잠 못 자는 사람의 이상한 행동, 수면 장애 증상-귀신 들린 증상, 정상-강박-우울 등 상반되면서도 유사한 장면을 연결하는 게 재밌다. 감독이 소리를 다루는 것도 재밌는데 미스테리한 서스펜스 영화에서 소리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요소지만 감독은 부부의 문제에 집중하려고 어떤 소리(이웃의 구호 요청, 비명같은)는 없애고 또 어떤 소리(코고는 소리)는 부각시킨 것 같다. 영화 시작한다고 극장에 불이 다 꺼지자 들리던 코고는 소리에, 누가 벌써부터 코 골고 자는 건가.하고 두리번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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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ortraits
Chesky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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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가을의 징표를 도처에서 볼 수 있을텐데, 선선한 바람과 낙엽이다. 재즈곡 중에 찾아보니 Autumn Wind는 없어도 Autumn Leaves는 엄청나게 많았다. 가을이 왔다는 걸 알리는 건 선선한 바람이어도 가을의 얼굴은 낙엽이라고 재즈 뮤지션들은 생각하나 보다. 클락 테리의 <Portraits>를 듣다가 3번 트랙 Autumn Leaves에 이르러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이 얼굴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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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acklash (Digipak)
프레디 허버드 (Freddie Hubbard) 노래 / Atlantic / 196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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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허바드의 <Backlash>는 들을 때마다 새롭다. 처음엔 이 앨범의 "Up Jumped Spring"을 아트 블래키 <3 Blind Mice> 앨범에서의 그것과 같이 들었다. 봄이 될 때마다 둘을 들었는데 <Backlash>에서 "Up Jumped Spring"은 흡사 새소리같은 플룻이 인상적이었고 <3 Blind Mice> 에서 "Up Jumped Spring"은 얼음을 깨는 듯한 아트 블래키의 드럼이 좋았다.


​그러다 이 앨범의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에 빠졌는데 스탠리 튜런틴이 연주한 동명 앨범에서의 그것과 비교해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둘다 소울의 정서를 드러내지만 스탠리 튜런틴은 템포가 느려 진했고,  프레디 허바드의 그것은 템포가 빨라 하늘 높이 솟구치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오랜만에 다시 이 앨범을 들으니 "Echoes of Blue"가 귀에 꽂힌다. 연주가 표현하는 아방가르드한 정서가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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