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호텔의 야간배달부
릴리아나 카바니 감독, 샬롯 램플링 출연 / 키노필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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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형태는 여러가지이기에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릴리아나 카바니의<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에 나오는 사랑을 사랑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우슈비츠 나치 장교한테 성노리개가 되었던 여성이 전쟁이 끝난 후 우연히 나치장교를 다시 만나자 가정도 버리고 그를 따라 나서다가 같이 죽는다

이 영화가 개봉된 뒤 아우슈비츠 피해자 단체에서 항의했다던데 이해가 된다. 나치장교는 다만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데 여성을 이용했을 뿐이니 아우슈비츠에서 여성을 구해준 은인이라고 할 수 없고 로맨티스트라고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어떤 사랑이든 인간에 대한 존중이 깔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있으면 형태가 어떻든 사랑이고 그렇지 않다면 사랑이 아니다.

이 영화에선 반라의 여성이 나치장교들 앞에서 춤추는 장면, 팬티만 입은 남성이 나치장교들 앞에서 춤추는 장면, 딸기잼을 손으로 퍼먹으며 입술에 묻히는 장면이 나온다. 감독은 관객의 관능을 자극하기 위해 그런 것들을 만들었겠지만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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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국 <효자>. 죽은 엄마가 좀비가 되어 가족에게 돌아왔다. 왜 돌아왔나. 엄마가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자녀들도 좀비가 된 엄마를 보며 엄마가 자신한테 주었던 사랑을 깨닫는다. 이 영화에서 플래시백이 자주 등장한다. 플래시백은 엄마에 대한 기억. 엄마로 인한 슬픔, 기쁨같은 정서를 보여준다.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엄마에 대해 길게 설명하는 장면도 플래시백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좀비가 된 엄마가 행동하는 이유, 좀비가 된 엄마를 자녀들이 집에 모시는 이유를 알게 된다. 인물들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플래시백은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한다. 초중반부에선 좀비가 된 엄마, 그런 엄마를 집에 모시는 자녀들의 이야기가 미스테리하게 펼쳐진다. 관객은 그 이유를 막연하게 추측하게 되는데 영화 후반부에 플래시백을 통해 엄마가 자녀를 사랑했다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된다. 좀비가 된 엄마와, 그를 대하는 자녀를 보고 관객이 품는 생각은 플래식백을 통해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고 반전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플래시백을 영화의 후반부에 배치하는 것은 긴장감과 감동을 주는 의미가 있다.

영화에선 CCTV도 등장하는데 이 또한 플래시백과 같은 기능을 한다. CCTV는 고장이 났다가 영화 후반부에 수리가 되어 작동을 한다. CCTV가 고장이 났을 때 긴장감이 커지고(비밀이 유지되고) CCTV가 수리가 되었을 때 감동을 준다.(비밀이 드러난다.)

플래시백이 많이 등장하니 영화가 설명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영화가 연극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플래시백과 같은 기능을 하는, CCTV, 인물이 다른 인물한테 설명하는 장면까지 포함하면 플래시백은 정말 많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플래시백을 덜 사용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떻게 긴장감과 감동을 만들 것인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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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Weather Report - Live In Tokyo [2CD]
웨더 리포트 (Weather Report) 연주 / Music On CD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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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락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시끄러운 소음이 품고 있는 에너지와, 그 에너지가 분출될 때의 쾌감이라고 답할 것이다. 다른 말로, 락에는 저항정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아방가르드 재즈에도 같은 의미를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시끄럽고 이해할 수 없고 불편할 수록 아름답다.

웨더 리포트의 <Live In Tokyo> 앨범을 듣고 같은 생각이 들었다. 웨더 리포트가 재즈-락 퓨전 연주, 아방가르드 연주를 했을 때 그 음악은 시끄러웠지만, (오디오 볼륨 줄여. 혼자 방에서 들어. 라고 말한 사람이 여럿이었다...) 이 의도된 불편함이 내게는 아름답게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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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Daktari
Atlantic / 196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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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만의 <Daktari>는 performs & conducts his original music for the hit tv show 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TV 쇼에서 들어볼 법한 음악이다. 흥겨우며 과장되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칭찬이 아닌데 셜리 만의 연주는 우스꽝스럽게 과장되어 아프리카의 정신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프리카에 가보지 못한 백인이 아프리카를 상상하며 만든 음악 같다. 이를테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미국드라마 M.A.S.H가 한국을 베트남처럼 묘사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셜리 만이 아프리카를 비하하려고 이런 음악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게을렀던 것이 선입견으로 음악을 만들었을 것 같은데 셜리 만을 비롯한 당대의 선입견은 또 다른 선입견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가 아프리카에 가봤다면, 아프리카에서 낮과 밤과 계절을 보냈거나 아프리카 역사, 문학, 음악을 공부했더라면 이런 음악을 만들지 않았을 것 같다. 셜리 만의 연주는 매혹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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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의 둘레 지만지 한국희곡선집
정우숙 지음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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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은 시각장애자인 현수에게 낭독봉사를 한다. 현수의 누나는 수녀로 명인의 친구이다. 명인은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어린 딸과 같이 사는데 시아버지는 치매가 있고 남편은 고시준비를 한다. 간혹 집에 오는 시동생은 노래를 부른다고 돌아다니나 성과는 내지 못한다.

현수는 명인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요청하는데 그 글은 소설의 한 대목이기도 하고 편지이기도 하다. 낭독하는 내용이 서로의 처지와 감정을 나타내는 게 재밌다. 독서를 하며 자신의 처지와 감정을 책 내용에서 발견하기도 한다는 걸 생각하면 연극의 이 설정은 일리가 있다. 또 재밌는 것은 이 연극의 남자들은 무능력하고 때로는 폭력적이라는 건데 그들 곁에 있는 여자들은 이들에게 맞거나 이들이 만든 세계를 따르면서도 이들을 보호하고 이들이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이 희곡에는 여성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명예 남성도 나오지만 여성의 마음을 아는 것은 여성으로(명인의 친구-명인-명인의 딸) 표현된다.

이 희곡은 부당한 현실을 피한 도피처였던 결혼과 성직이 여성들에게 구원처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한다. 오히려 이들을 옭아매는 족쇄였을 뿐이었다. 현수의 누나가 명인의 집에 찾아오는 것으로 희곡은 끝난다. 희곡의 이후. 아마도 둘은 리들리 스콧의 <델마와 루이스>처럼 떠나지 않았을까. 이 작품에서 인물들이 웃는 장면은 한 번도 나오지 않지만 <델마와 루이스>처럼 떠난 둘은 그들처럼 웃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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