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국 <효자>. 죽은 엄마가 좀비가 되어 가족에게 돌아왔다. 왜 돌아왔나. 엄마가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자녀들도 좀비가 된 엄마를 보며 엄마가 자신한테 주었던 사랑을 깨닫는다. 이 영화에서 플래시백이 자주 등장한다. 플래시백은 엄마에 대한 기억. 엄마로 인한 슬픔, 기쁨같은 정서를 보여준다.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엄마에 대해 길게 설명하는 장면도 플래시백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좀비가 된 엄마가 행동하는 이유, 좀비가 된 엄마를 자녀들이 집에 모시는 이유를 알게 된다. 인물들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플래시백은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한다. 초중반부에선 좀비가 된 엄마, 그런 엄마를 집에 모시는 자녀들의 이야기가 미스테리하게 펼쳐진다. 관객은 그 이유를 막연하게 추측하게 되는데 영화 후반부에 플래시백을 통해 엄마가 자녀를 사랑했다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된다. 좀비가 된 엄마와, 그를 대하는 자녀를 보고 관객이 품는 생각은 플래식백을 통해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고 반전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플래시백을 영화의 후반부에 배치하는 것은 긴장감과 감동을 주는 의미가 있다.

영화에선 CCTV도 등장하는데 이 또한 플래시백과 같은 기능을 한다. CCTV는 고장이 났다가 영화 후반부에 수리가 되어 작동을 한다. CCTV가 고장이 났을 때 긴장감이 커지고(비밀이 유지되고) CCTV가 수리가 되었을 때 감동을 준다.(비밀이 드러난다.)

플래시백이 많이 등장하니 영화가 설명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영화가 연극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플래시백과 같은 기능을 하는, CCTV, 인물이 다른 인물한테 설명하는 장면까지 포함하면 플래시백은 정말 많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플래시백을 덜 사용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떻게 긴장감과 감동을 만들 것인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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