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고맙고 아쉬웠던 나의 아버지,
아니 에르노의 아버지, 다른듯 하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는 뭉클함이 있었다.
노후를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가 아버지의 자리가
어땠을까 다시금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서는 무엇보다 예술적인 것, 무언가 흥미진진한 것혹은 "감동적인 것"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나는 아지의 말과 제스처, 취향, 아버지의 인생에 영향을 미던 사건들, 나 역시 함께 나눴던 한 존재의 모든 객관인 표적을 모아보려 한다.
시처럼 쓴 추억도 환희에 찬 조롱도 없을 것이단조로운 글이 자연스럽게 내게 온다. 내가 부모중요한 소식을 말하기 위해 썼던 글과 같은 글이. - P19

어느 일요일, 미사가 끝난 후, 열두 살이었던 나는아버지와 함께 시청의 커다란 계단을 올랐다. 우리는시립 도서관의 문을 찾았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곳이었다. 나는 너무 신이 나 있었다. 문 뒤로 아무 소리도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아버지는 문을 밀었다. 그곳은조용했다. 교회보다 더, 마룻바닥은 삐걱거렸고 무엇보다고 오래되고 낯선 냄새가 있었다. 두 명의 남자가 서가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높은 데스크에서 우리를 바라봤다. 아버지는 내가 질문을 하는 동안 잠자코 있었다. 책을 빌리러 왔어요." 둘 중의 한 남자가 바로 대답했다. "무슨 책을 원하십니까?" 우리는 집에서 원하는책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비스킷 상표를 대듯 쉽게 책의 이름을 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이 우리 대신 내게는 콜롱바를, 아버지에게는 모파상의 가벼운 소설을 골라줬다. 우리는도서관에 다시 가지 않았다. 아마도 어머니가 반납 기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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