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의 인문학 필사 수업 - 읽고, 따라 쓰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표현과 전달하기 2
고정욱 엮음, 신예희 그림 / 애플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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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시를 필사해서 예쁘게 시화집을 만들어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이 유행했다. 그 때 필사했던 시들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윤동주, 롱펠로, 에밀리 디킨스과 같은 시인들의 시를 베껴 썼다. 그 때는 그 시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별로 고민없이 유명한 시들을 베끼는 데 급급했던 것 같다. 요즘은 글쓰기 연습으로 박완서 선생님의 수필이나 허수경 시인의 시, 김상혁 시인의 시를 필사하고 있다. 필사를 하면 읽을 때보다 글의 느낌이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필사한 글을 어휘나 형식을 조금 바뀌어 내 글처럼 써보기도 한다.


  고정욱 선생님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지 않은 우리나라 어린이가 있을까?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는 고전이 되었다. 고정욱 선생님은 머리말에서 글쓰기 연습에 필사가 썩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면서도 필사책을 집필했다. 이유는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의지하면서 단편적인 지식과 검색어에 길들여가는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선인들의 명언,  좋은 글을 필사하면서 교훈을 깊이 새기고 삶에 적용하여 삶의 자세를 가다듬고 성장시키고 싶다는 바램이다. 요즘 필사책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과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썩 어울리는 필사책이라고 하겠다.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주제인  성장, 독서와 배움,자기관리, 꿈과 희망 등으로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맹자와 노자, 공자와 같은 동양 철학자, 톨스토이, 괴테, 릴케에 이르는 서양 대문호, 정약용, 최치원, 이순신 등 우리나라 대학자와 위인, 시인들의 글을 모았다.  원문을 전부 실은 것도 있고 발췌한 글도 있다. 발췌한 글에는 제목을 임의로 붙이기도 했다. 해설이 필요한 글 아랫단에는 <고 박사의 인문학 수업>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설명이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 장 마지막 부분에는 <생각과 마음이 자라는 시간>에는 생각과 논리력을 키울 수 있는 질문이 있어 읽고 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볼 수 있다.  예쁜 글쓰기 훈련이 될 수 있도록 꾸며 있어 최대한 천천히 정성껏 쓰다 보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필체까지 교정된다니 일거양득이다.


  필사수업의 글을 하나씩 필사해가면서 익숙한 글을 만나면 반갑고, 낯선 글을 발견하면 호기심으로 지은이와 발췌 된 책들을 찾아보게 된다. 2주일 밖에 지나지 않아 많이 필사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꾸준하게 필사하며 마음을 수련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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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삽질하지 마라! - 교육학자와 심리학자가 처방한 WPI 성격 유형 공부법 푸른들녘 교육폴더 1
이은주.황상민 지음 / 푸른들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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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I는 심리학자 황상민 박사가 개발한 한국인의 성격 진단 도구로 학원과 진로 및 인간 관계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전 연세대교수로 정권 눈 밖에 나서 요즘은 재야 심리학자로 활동중이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현해서 요즘 핫한 그분의 심리를 유쾌하고 흥미롭게 풀어주고 있다.

  한국 실정에 맞는 성격유형검사를 만들기 위해 10년을 연구했다고 한다. 아이와 부모의 정확한 유형을 알면 싸우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누리며 문제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도와줄 수 있을지 알게 된다. 성격 유형은 총 5개의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안정적인 현실을 유지하려는 리얼리스트, 타인의 교감으로 존재감을 획득하는 로맨티스트,사교적이며 활동적인 휴머니스트, 독립성과 자율성이 높은 아이디얼리스트, 일 중심적인 에이전트 형으로 나누고 있다.  제목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성향이 다르면 공부하는 법도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 차이점을 설명해준다. 유형마다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과 문제 해결방법, 마음 진단, 시험 잘 보는 꿀팁까지 준다.


  애니어그램이나 mbti같은 성격진단 검사와 비슷하기도 하고 조금은 다르기도 하다. 나는 애니어그램에서는 8번유형 장형으로 나왔고 mbti검사에서는 intj형으로 분류된다.  DISC 성격검사에서는 목표지향성 극D형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자기주장이 강한 목표지향적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 wpi 검사를 해보려고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유료라고 해서 포기하고 책에 나온 몇 문항을 읽어보니 가장 많이 해당되는 건 아이디얼리스트다. 자유롭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유형이라고 한다.


 아이디얼리스트 부모로서 아이를 자유방임으로 키운다. 목표가 생겨야 움직이는 것은 맞지만 늘어져 있는 꼴은 볼수 없다. 큰아이 유형도 아이디얼리스트로 동기가 있으면 스스로 파고드는 유형이라하겠다. 비슷한 성향이어서 그랬는지 큰아이 하고는 아직까지 큰 갈등없이 지내고 있다. 문제는 작은 아인데 너무 민감한 로맨티스트이다. 친구들과의 작은 갈등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으로 감정이 크게 오르내리며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다. 다른 사람에 대해 무심한 편인 엄마이다 보니 처음에 그런 모습이 이해할 수 없어 안타깝기만 했다. 때로는 속이 상해서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주려고도 했다. 하지만 작은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나서는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심리학자가 아닌 엄마가 본능대로 한 행동들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안심이 된다.

5천만의 한국인의 성격이 어떻게 5가지로만 나뉠 수 있으랴만 비슷한 유형의 사람의 행동 특징과 심리를 알아 좀 더 편안한 육아, 공부법,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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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ladin.co.kr/events/award/2016/yourbook.aspx?custno=689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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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한담 - 오래된 책과 헌책방 골목에서 찾은 심심하고 소소한 책 이야기
강명관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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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오래 되고 유일한 취미는 독서다.  게으른 탓에 운동은 관심 밖이고 별다른 손재주가 없어 뭐하나 제대로 만들어 본 적이 없다.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오래 된 친구 몇 명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며 넘쳐나는 시간을 달래고 책에서 위로 받았다.  어쩌다 책으로 먹고 사는 직업까지 갖게 되어 책은 취미를 뛰어 넘어 삶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책에 관한 책이라면 보통 서평이나 인문학에 필요한 책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독서한담]은 독서가로서의 생활과 고서적을 연구해야만 하는 한문학자의 입장에서 책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저 그런 책이야기에서는 보수동 헌책방에서 발견한 책들과의 인연을 소개한다. 보수동 헌책방의 분위기, 책을 발견하는 기쁨, 책갈피 속에서 발견되는 것들의 소소한 즐거움에 대한 소품이다. 독서가들의 즐거움이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님을 느낀다.  헌책방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잠을 깨우기 위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들 같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오래된 책들이 남긴 후일담과 한문학자의 연구실 단상에는 연구자로서의 고서 연구의 어려움과 사라진 고서들을 찾아 헤메고 발견해 낼 때의 이야기다. 우리 나라 고서 연구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유머스럽고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은퇴 후에는 보수동 한 켠에 헌책방을 열어 은퇴하는 교수들의 손 때 묻은 책들을 팔기도 하고,은퇴 교수들의 아지트로 사용하고 싶다며 인생 이모작에 흐믓해한다.  손님인 척 들려 책장 뒷편을 서성이며 늙은 노교수들의 철학적인 수다를  들어보고 싶다.  나도 은퇴 후에는 내가 읽은 책만 파는 헌책방을 열어 짧은 서평을 메모한 책들을 팔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그 때는 부러워하기만 하고 읽지 못한 책들, 이름만 듣고 들추어보지 못한 책들, 술렁술렁 읽어 미안한 마음이 든 책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고 싶다. 다시 읽기도 하고, 새로 읽기도 하고, 천천히 읽기도 하고, 입으로 외며 읽기도 할 것이다. 당장 갚아야 할 글빚 없이 '무책임한 독서의 자유'를 누리고 싶다.  


  감명받은 책에 관한 질문을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책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많이 읽었는데 감동 받은 책이 없다고 말하기도 어려워 최근에 읽은 책을 말할 때도 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책을 읽으면 무언가 감동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나같은 사람도 정상이구나 하는 위로를 받았다.  책 이야기가 책 속에만 있지 않고 책과 함께하는 생활 속에도 스며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나는 어쩌면 책보다 책과 함께 있는 내 생활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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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생각법 - 세계 최고를 만드는 유대인의 지혜
류종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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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란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네이버 사전은 정의한다. 이 책에서 천재란 남과 다르고 집단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오랜 시간 버티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셋 중 하나만 부족하더라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재성이 소멸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천재들은 모두 유대인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목을 유대인의 생각법으로 할까 고민했다고 하니 모두 유대인의 우수성에 관한 얘기다. 유대인에 관한 교육서를 그동안도 많이 출간되어 식상할 정도인데 또 유대인 이야기로구나 하는 약간의 실망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정보, 사상, 돈, 언어, 자기 관리 총 다섯가지로 분류하여 남과 다르게 어떻게 팀을 짜서 네트워크를 만들었으며 시간을 버텨서 무언가를 이루어 냈는지 쓰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정보는 돈이 되고 이것을 이용해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하는 이야기이다. 1부에서 정보를 지배하는 천재들로 래리세르게이, 마크 저커버그, 래리 앨리슨, 로스차일드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 창업자, 페이스북 개발자, 오라클 창업자를 정보 천재로 분류한 것까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로스차일드라니 '돈'코너로 분류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저자가 정보가 곧 돈이다라는 분류로 했다면야 할말 없다. 로스차일드는 세계의 돈 되는 곳이라면 어디나 뛰어가 세계 경제를 주무르고 있는 누구나 다 아는 자본제국주의의 선봉이다. 그의 천재성이 자신과 자신의 집안을 부를 축적하는데만 쓰였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구글의 목표가 "우리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여 전 인류가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데 구글이 속해있는 페이팔마이파는 정보를 선점하여 공유하고 있다. 목표와 현실이 다르지만 다 용서된다. 성공했으니까 말이다.


  이 책이 위험하다고 느낀것은 부의 독점하고 있는 사람들을 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배시간에 자주 드는 예화 중 하나는 록펠러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 최고의 부자 록펠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십일조를 바쳤으며 십일조를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지경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최고의 복을 받겠되었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가 제국주의와 영합하여 식민지와 노동자를 착취하여 부를 쌓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의 충격이란 다 말할 수 없다. 마커스 새무얼 역시 제국주의의 수혜자가 아닌가. 그들이 단순히 천재여서 시대 정세를 잘 읽고 대처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부가 정의인 사회여서 그것은 정당화 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자신을 지배하는 천재들로 성경 구약의 인물 아브라함, 요셉, 모세, 다윗을 소개하고 있는 5부는 참 생뚱맞다.  앞의 부분과 많은 괴리가 느껴진다. 기독교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도 성경적이지도 못하고 사실을 나열하는데 급급해 보인다. 왜 그들이 자신을 지배하는 천재들의 예로 들었는지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 책 소개가 네이버 책 코너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마케팅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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