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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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씨는 몸으로 쓰는 거야


​가마쿠라에 작은 문구점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문구점이지만, 이 가게의 본업은 대필(代筆)이다. 에도시대(江戸時代)부터 여성 서사(書士)들이 '대필'을 수행해왔고, 가업을 이어오던 할머니의 뒤를 이어 이십 대 후반의 '포포'가 편지를 대신 쓰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의 본명은 '아메미아 하토코'로, '하토'는 일본어로 비둘기를 뜻하며, '포포'는 비둘기의 울음소리이다.



📗 행복을 불러오는 주문, 반짝반짝


처음에는 하기 싫었던 대서야(代書屋)의 일이었지만, 십일 대째 내려오는 가업을 이어받아 다양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하는 일이 자신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이 된다는 것을 포포는 깨닫게 된다. 편지지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 앉는 자세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포포가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츠바키 문구점의 원칙은 연필은 HB부터 10B까지 갖춰도 샤프펜슬은 절대 취급하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설정한 것이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연필의 감촉과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샤프의 촉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촉각은 오감(시각, 후각, 미각, 청각, 촉각) 중의 하나이다. '아무 펜이나 어때? 글을 쓸 수 있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촉감에 민감한 사람들은 손에 닿은 감각을 무심코 넘길 수가 없다. 그렇 수 없기 때문이다.


​오가와 이토의 표현하는 섬세한 언어는 사람 냄새가 나는 데다 따스한 온기마저 돈다. 일본 아마존 평점은 4.6으로 높은 편이며, 작은 행복을 모아놓았다, 생활에 윤기가 돈다, 손으로 쓰는 편지가 좋다, 따뜻하다 등의 평이 있다.


참! ‘츠바키 문구점’을 제외하고 『츠바키 문구점』에 나오는 가마쿠라(鎌倉)의 사찰이나 카페, 맛집, 역 등 모든 명소와 풍경은 다 실재하는 곳이라고 하니, 가마쿠라에 가게 되면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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