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 위의 남자
다니엘 켈만 지음, 박종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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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줄위의남자 #종교전쟁 #다니엘 켈만  #다산책방 #소설 #독일문학


틸, 줄 위의 남자


주인공은 14세기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인물 틸 울렌슈피겔이다. 중세 독일의 민담으로 전해 오는 악동이자 어릿광대인 울렌슈피겔은 온갖 장난으로 사람들을 골탕 먹이고 성직자나 권력층을 조롱하는 캐릭터다. 한편 부조리한 세상을 조롱하면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선사한다. 


틸의 이름은 올렌슈피겔 또는 오일렌슈피겔로 알려져 있는데, 오일레는 '부엉이', 슈피겔은 '거울'을 뜻한다. 부엉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지혜를 뜻했으나, 중세에선 파괴적인 악마의 상징이었다. 틸은 바보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이를 보고 즐기는 인간들에게 거울을 들이밀며, 그게 곧 그들의 모습임을 보여주면서, 그들 사이에 싸움을 일으키면서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한다.



30년 전쟁(1618~1648)


소설이 배경이다. 인류역사 최대의 종교전쟁이자 최초의 근대적 국제전이며 800만여 명이 희생된 전쟁으로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마무리되었다. 주로 오늘의 독일 땅에 해당하는 신성로마 제국을 무대로 일어났는데, 오늘날의 로마와 상관없다. 제국도 아닌 수백 개 다민족 제후국의 느슨한 연합체였다.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로 촉발된 종교개혁이 신교에 대한 구교의 강력한 탄압으로 이어져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고,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 화의로 마무리 되었다. 하나의 제국, 하나의 신앙을 고집하던 신성로마제국의 원칙이 철회되고, 각 지역의 주민은 지역 통치자의 신앙에 따른다는 원칙이 수립됐다.


종교 간의 평화는 보헤미아 왕 페르디난트 2세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즉위하면서 가톨릭교도였던 그가 제국을 다시 하나의 종교로 통합할 목적으로 신교 탄압에 나서게 되어 신교와 구교 간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30년 동안 전쟁이 계속된 것은 이해관계에 따른 유럽 각국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신교 편에 섰고, 스페인, 오스트리아는 구교 편에 섰다. 프랑스는 가톨릭 국가였지만 정치적 이해에 따라 신교 쪽을 택했다. 당시는 기술과 자본이 발달하고, 자유도시를 중심으로 상업과 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였다. 당시 사람들은 보수적인 가톨릭보다는 부를 신의 은총으로 여기던 신교의 교리를 더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럴수록 구교는 자유도시를 구교의 영토로 편입하려고 했고 신교 연햡은 극심하게 저항했다. 


더미와 낱알의 구분점


곡식 더미가 있고, 거기서 낱알을 덜어내면, 더미는 여전히 더미다. 이제 하나를 더 덜어낸다. 여전히 더미다. 그런데 낱알을 하나씩 계속 빼나가면 언젠가 더미가 더미가 아닌 순간이 온다. 바닥에 남은 낱알 몇 개를 더미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곡식 더미는 어느 낱알부터 더미가 아니게 될까?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날까?  클라우스는 곡식 더미를 쌓았다가 낱알을 빼내가는 작업을 머릿속으로 골백번도 더 해보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찾지 못했다.(p106) 


읽다가 같이 생각을 해봤던 단락이다. 언제부터 구분을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다니엘 켈만의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극과 극의 세상을 외줄타기 하듯 살아가는 광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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