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철학과 삶의 통합
스피노자는 1600년대 네덜란드에 정착한 유태계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고, 천재로 인정받으면서 유태교 종교 지도자 랍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집안이 기울면서 상인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기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 스피노자는 책 한 권을 출판하기도 전에 유태교로부터 출교를 당한다.
그의 죄는 친구 두어 명에게 종교나 성경은 신이 직접 만들고 쓴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출교 선고가 내려졌더라도 반성의 뜻을 표하면 종결되었을 텐데 그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명 대학 초빙도 거절하고, 부호가 남기 막대한 재산도 거절했다고 한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작고 초라한 방에서 매일 광학용 렌즈를 깎으면서 외롭게 독신으로 살다 40대 초반에 폐병으로 죽는다. 생전에 출판한 단 한 권의 책은 전 유럽에서 이단으로 비난받아 실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의 유작 <에티카>는 100년이 지나서야 괴테에 의해 그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스피노자의 철학의 핵심 개념은 '실체'와 '양태'이다. '실체'는 변하지 않는 것이고, '양태'는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자연이나 거대 우주처럼 영속하는 하나의 원리로서 신은 실체다. 그리고 인간은 영속하지 않으니 양태다. 인간은 물질과 정신의 조화 가운데서 신, 혹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내면의 이성을 써야 한다.
그것이 자유다. 신에 대한 사랑은 가능하지만, 신에 복종할 수 없는 까닭이라고 했다. 신에 대한 사랑은 자연에 대한 탐구였다. 스피노자는 개인의 마음 안에 있는 이성의 힘을 믿었다. 따라서 철학 만으로 우리가 자유를 누릴 수 없다. 매 순간 내 마음의 힘으로 나의 자유를 선택하고 쟁취해야 한다.
시골에서 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
어떤 사람의 인생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후회할 만한 인생인지 아닌지 누구도 정의할 수 없다. 인간은 자신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지만 알 수 없는 존재이다. 타인은 그래서 소중하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나를 채워주는지,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면 행복한지, 나를 아는 정도만큼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들에 민감해지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어디에서 살든 나에 대한 탐구는 할 수 있다. 꼭 숲속에 가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