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에서 주인공이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다만 내가 주인공인 내 인생이 이번 세상에선 딱히 흥행작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B급도, C급도 못 되는, 넘치고 넘치는 수억만 개의 졸작 중의 하나. 그러니 사람들은 졸작의 주인공이 되느니, 차라리 흥행작의 엑스트라로 사는 길을 택한다.(···)
피식, 하고 웃음이 났다. 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 손으로 일군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다.
설령 그게 비극이어도 좋다. 사람들은 비극일수록 그 주인공을 기억해 주는 법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성공하려면, 역시나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게 투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돈이 관건이고, 돈이 답이다.
"방법이 없을까···."
p.100
어렸을 때 동네 아이와 싸우고 오면 부모님은 가정불화의 원인이던 성격 차이답게 대처 방법도 뚜렷이 달랐다.
어머니는 될 수 있으면 싸움을 피하라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고 가르치셨고, 거기에 대해 아버지는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또다시 그 아이를 보거든 눈에 후추를 뿌려 버리라고.
어머니께는 죄송하지만, 두 교육 중에는 실전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단연 아버지의 것이었다. 후추를 뿌린다~ 다신 못 덤비게~
p.191
기세 좋게 단언하는 그 모습에서 치밀함이 엿보였다. 작은 것에도, 기습적인 것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교활한 사기꾼과 다시 손을 잡는 것만큼 세상에 위험한 일은 없다.
p.230
태어나면서부터 두 나라로부터 버림받은 천덕꾸러기.(···)
어쩌면 교사였던 자신에게도 간접적으로나마 상처가 되는 그 말들을 바로 잡아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다니···
아마도 저 시기가 곰팡이처럼 배척당하며 살아온 그녀에게는 화양연화였을 지도 모른다.
과연 그녀를 악마로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피로 얼룩진 역사? 정치? 따돌림? 가정폭력? 돈? 마약?
p.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