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틈새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은혜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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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유명세를 탔던 마치다 소노코의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힐링 도서를 좋아해서 읽어보겠다고 도서 리스트에 넣어두고서는 아직까지 읽지 못한 도서인데.. 신간이라니...

계속 늦춰지는 것이 쪼매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서 뜨끈뜨끈한 신간도서가 더 먼저라는 생각에 접어두기로 합니다.

<새벽의 틈새>제목부터가 딱 힐링 도서라는 것을 보여주네요.

믿고 보는 출판사 중 하나인 하빌리스에서 출간됐습니다.

세상 편견에 맞선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새벽의 틈새>를 소개해 봅니다.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지만,

마지막 순간은 누구나 다 똑같다!

가족장을 전문으로 하는 장의 업체 '게시미안'

40대 후반의 마성의 목소리, 어디서 샀는지 알 수 없는 화려한 패션을 가진 사장 아쿠타가와.

'게시미안'에서 9년차 장례지도사로 일을 하고 있는 사쿠마 마나.

마나는 언제부턴가 사계절 같은 다양한 감정이 아닌 일과 결혼 사이에서 불만, 불안, 좌절, 분노와 같은 음침한 감정들이 가득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시미안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화. 친구 나쓰메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대학생 시절 신인문학상으로 화려한 데뷔를 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그 이후에 좋은 작품을 내지 못하고 생활고를 겪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비록 성매매 업소에서 일을 했던 나쓰메였지만 언제나 파이팅이 넘치던 그녀였는데 돌연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는 소식에 놀라고 만다.

마나에게 장례 절차를 맡기다는 당부에 마나는 나쓰메의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해주기 위해 이벤트를 준비한다.

가장 빛날 순간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

헤어진 전 남편의 애인의 장례,

중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 부친의 장례,

부모님이 의사로 헤어지게 된 전 남자친구의 장례 등의 모습으로 세상의 편견에 고통을 받던 사람들에게 누군가의 죽음이 다가오게 되는데...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게시미안.

그곳에서 가족, 연인, 사회적 관습에 맞서며 자신만의 길은 찾아가며 성장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죽음을 맞이한 그들과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한다.

"장례식이 유족들을 위한 의식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주인공은 고인이잖아. 그 사람 인생의 마지막 이벤트니까 바라던 대로 해 줘야지."

p.31

"제 손···으로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왜? 어째서 친구로서 자신을 떠나보내야할 내게 장례까지 맡기려 한 걸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왕 하는 거, 하는 생각이었을까? 그렇다면 너무 이기적이다. 네 죽음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느 내가 어떻게.

p.39

나는 나쓰메의 뺨을 감쌌다. 지금이라도 눈을 뜨고 일어나 장난이었다고 말해 주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희망은 품을 수조차 없었다.

손바닥을 통해 전해진 감촉에서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쓰메는 떠났고 이제 돌아올 수 없다.

"이제 편히 쉬어, 나쓰메."

p.53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하고 싶은 일에서는 외면당하기도 하고, 내가 느깐 보람을 타인에게 부정당하기도 하잖아요.

건강하게 자라기만 하면 된다는 말은 어릴 때나 듣는 거고 자랄수록 힘들고 어려운 일뿐이죠.

살아보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친 놈은 어느새 보면 사라지고 없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놈이 끈질기게 살아남아요. 빌어먹을 세상."

구메지마 시가 가벽게 웃으며 덧붙였다. 저는 언제까지 떠내보내기만 해야 하는 걸까요?

p.74

"변명이겠지만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으면 남은 사람들의 결속력이 강해지잖아. 거기서 안정감을 느끼는 거지. 그런 말 있잖아.

공동의 적이 가장 강한 유대감을 만든다. 그때 나는 한 발만 잘못내디디면 내가 공격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겁이 났어.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었던 거야."

p.198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그 사람이 옳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을 내 생각만으로 부정하고 싶지 않아. 누군가의 생각에 끌려가고 싶지도 않아. 나는 그 사람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거야. 누군가의 상식이나 변명에 휘둘려서 도망치지 않을거야. 너도 무조건 부정하지만 말고, 마나 씨와 진지하게 이야기해봐. 마나 씨가 자기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충준히 대화했으면 좋겠어.

p.311

책 속에서.





다양한 컨셉의 힐링 도서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제까지 후회한 도서는 없었습니다.

무뎌질 수도 있을 텐데 매번 감동을 받는 건 재미가 있다는 것이겠죠.

이번 도서도 잘 읽었습니다.



※ 본 포스팅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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