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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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끝내고 따뜻한 차 한잔하면서 읽으면 좋은 도서를 말하자면 힐링 도서이죠.

추운 겨울날 읽으면 좋은 힐링 도서들. 요즘 다양한 컨셉으로 엄청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어보는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는 국내 도서입니다.

삼랑진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위로와 응원이 가득한 오서 작가의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을 소개합니다.

전 말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제일 하고 싶어요!

상사의 책임회피, 모든 책임을 떠안은 채 회사에서 내몰리게 된 창화.

같은 비혼주의 가치관을 가진 남자친구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 그리곤 다른 여자와의 결혼으로 배심감에 치를 떨던 미정.

두 사람은 사람으로부터도 회사로부터도 존중받지 못한 채 고향으로 향한다.

창화는 그냥 천천히 가고 싶은 마음에 미정은 너무 시골이라 KTX가 서지 않는 이유로 무궁화를 선택한 두 사람은 기차 속에서 만나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누었던 달콤한 대화들, 미정의 고향 밀양시 안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 삼랑진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부모님의 러브스토리를 듣던 중 등장한 밀양시의 이야기에 창화는 전화번호도 묻지 못한 미정을 떠올리게 되고 삼랑진으로 향한다.

매일 같이 삼랑진을 가며 삼랑진의 매력에 흠뻑 빠진 창화.

기차에서 만난 미정, 대현 사진관 노인, 부모님의 추억으로 필연이라는 생각에 삼랑진에 정착하기로 결심한다.

낡고 작은 건물을 인수해 1층에는 카페를, 2층에는 루프탑과 자신이 거주할 옥탑방을 마련한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의 카페 '삼랑진역 오막살이' 그곳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다시 시작되는데...





"벽이나 사람 마음이나 똑같네···."

못질을 당한 벽이나 못질을 당한 사람 마음이나 박혀 있던 못을 빼낸다 한들 상처는 남는다. 아무리 상처를 덮고 메워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 마음에 못질할 때보다 자기집 벽에 못질할 때 더 신중해 보인다.

내 집에는 혹시 작은 흠집이라도 남을까 노심초사하지만, 남의 마음에 남을 상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번에 대못을 박아버린다.

p.25

무던해 보이는 창화도 매일 같이, 시시각각 나쁜 기억들과 투쟁을 벌였다. 잊고 싶은 기억이 자신을 급습해 오면 사투를 벌이다 끝끝내 그것들을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다.

사투가 끝난 줄 알고 돌아서면, 그 기억은 다시 절벽을 꾸역꾸역 기어 올라와 갈고리처럼 창화의 발목을 낚아챘다. 창화는 나쁜 기억과의 쌍무에서 번번이 지면서 점점 지쳐갔다.

p.43

"기억과 추억의 차이··· 어떻게 달라요?"

"기억은 남기고 싶지 않은 것도 남아 있지만, 추억은 남기고 싶은 것만 남아 있잖아요.

그래서 전 좋게 남은 것만 추억이라고 말해요. 나쁘게 남은 건 추억이라고 하기에··· 좀 어울리지 않더라고요."

p.141

"있잖아, 난 이렇게 생각해. 좋아하는 걸 하고 사는 것보다, 싫어하는 걸 하지 않고 사는 게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라고.

좋아하는 걸 하고 사는 사람은 너무 적지만, 싫어하는 걸 하고 사는 사람은 너무 많잖아. 그냥··· 좋아하는 건 못해도 되니까 최소한 싫어하는 것만이라도 안 하고 살면 좋지 않나 싶어."

p.172

노력과 목적. 어쩌면 둘이 가미되는 순간 인간관계는 끝이 보이는 게 아닐까.

그래서 또 어쩌면, 맹목적인 만남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아름다운 것인지도 몰랐다.

p.179

한겨울, 창밖에 서 있는 기분. 그 비참 미묘한 기분은 창밖에 서있어 본 사람만 안다. 창밖과 안의 온도 차가 심하면 창에 쁘얀 성에가 끼고, 그 차이가 심할수록 성에는 짙어진다.

성에 때문에 따뜻한 창 안에 있는 사람은 창밖이 보이지 않지만, 앙밖에서는 안이 얼마나 따뜻한지 점점 더 선명하게 알게 된다.

p.225

나만 느린 것 같았고, 나만 부족한 것 같았고, 나만 답답한 인간으로 보이는 것 같았지만 알고 보면 당신도, 그들도 그러하다는 것.

더 잘하고 싶고, 더 빨리 달리고 싶고, 더 잘나 보이고 싶은 줄 알았지만, 사실 지쳐 있었고, 천천히 가도 좋았고,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었다는 것.

우린 다르지 않았다는 것.

p.275

'괜찮아?'라고 물어봐 주는 것. 이 작은 질문 하나가 지니는 따뜻함은 너무나 크다.

'괜찮겠지'라며 마음의 고개를 그냥 넘어가려다 잠시 멈추고, 상대방의 마음에 머물러주는 것,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한다미가 아닐까.

p.295

책 속에서.





당신도 누군가에게 자주 보게 되는 사람보다,

자꾸 보게 되는 사람이길.

존중받지 못한 경험, 다수결의 원칙으로 인해 상처받는 소수의 사람들, 평범함이 가진 폭력성.

많은 생각들이 들게 하네요.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은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만든 인연을 보여줍니다.

삼랑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 도시에서의 경쟁과 사랑에 지친 마음을 치유해 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도서입니다.

잔잔한 이야기에 이런 스토리로 영상화가 된다면... 재밌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혼자만의 캐스팅까지 해가며.. )

역쉬, 추운 겨울날에는 따뜻한 스토리가 있는 힐링 도서가 딱이네요.

이번 도서도 잘 읽었습니다~!



※ 본 포스팅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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