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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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죽음을 맞이하며 죽음과 출생의 반복한다?

이것만으로도 소재가 너무 흥미로워서 관심이 가게 된 도서 북다 츨간의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그 이후에 알게 된 저자 강지영의 이력.

<킬러들의 쇼핑몰>, <살인자의 쇼핑목록>의 원작 작가였다니....

너무 기대되잖아~~~

내가 죽자 세상이 멈췄다.

비유가 아니다.

숨이 멎은 순간을 기점으로 세상은 움직임을 멈췄다.

죽음과 출생의 반복으로 다회차 인생을 반복하게 되는 소녀 송재이.

죽는 시기는 정해져있지 않다. 다만 죽음을 맞이하고 전생의 기억을 안은 채 태어나는 시기는 항상 같다.

재이는 언제나 죽음 이후에 2005년 5월 3일 아침 9시 5분. 같은 부모님에 같은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다.

환생을 거듭하면서 재이는 어른의 삶을 갈구하지만 지금까지 7회차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

1회차 인생에서 할머니에게, 2회차 인생에서는 바람난 엄마로 인해, 7회차 인생에 오기까지 대상이 달라지만 언제나 죽음을 맞게 된다.

부모도 여러 번에 걸쳐 겨우 믿어주게 된 자신의 환생 이야기를 믿어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재이의 죽음이 만든 생존자 소영이었다.





"무섭게 왜 그래요?"

재이가 의자 손잡이를 꽉 붙잡고 어깨를 움츠렸다. 아이의 눈에도 소영의 말과 몸짓은 수상쩍었다.

"네 말 다 믿어. 그게 사실이어야 내가 정상이 되거든. 무슨 얘긴지 아직 모르겠지?

내가 널 믿어주듯 너도 날 믿어야해."

p.40

종말의 생존자이자 유일한 조력자 정소영.

정해져 있는 시간은 없다. 어느 순간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인생을 살게 된다.

주변에 모든 것이 소멸되고 잠시 고통이 이어진 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바로 2005년 5월 3일 아침 9시 5분.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소영은 재이와의 만남으로 자신의 이상했던 삶이 드디어 이해를 하게 되는데....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된 거지.

다른 사람들은 모두 회춘했고, 심지어 우리 부모님은 멀쩡히 살아 있는데 나 혼자 시간을 역행한 거야.

네가 태어난 순간에 말이지.

p.49

재이의 죽음으로 재이는 다시 환생으로, 소영은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다른 점이 있다는 재이는 환생이지만 소영은 몸의 노화 진행은 같지만 시간만 과거로 돌아갈 뿐이다.

더 이상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재이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기 싫은 소영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재이는 더 이상의 죽음이 아닌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보다 얼굴이 예쁘잖아."

재이가 콧등에 삼지창 모양의 주름을 만들며 환하게 웃었다. 그녀의 한마디에 소영은 갈피를 잡지 못해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던 마음이 멈췄다.

"캡틴은 아직 꼬맹이네."

재이가 손짓으로 키높이의자를 부탁했다. 소영이 의자를 놓고 재이를 번쩍 들어 앉혔다. 몸을 떼려는 순간, 작은 손이 그녀의 등허리를 꼭 껴안았다.

"미안해, 또 그렇게 됐어,"

p.76

"그런 말 믿지 마. 그리고 누구에게도 하면 안 돼. 우린 누구 때문이 아니라, 자기 선택이 옳다는 걸 믿고 버티는 거니까."

p.77~78

"재이의 생과 사는 마치 이음새가 있는 동그라미였다. 이음새 구간을 지날 때 죽고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했다.

그런가 하면 소영의 인생은 재이라는 동그라미를 훌라후프처럼 허리에 두른 직선이었다.

세상이 박살 났다 재조립되는 동안 그녀 홀로 머나먼 어딘가를 향해 뚜벅뚜벅 늙어갔다."

p.81

"쌤이 나 잊은 줄 알았어."

"미안해, 캡틴. 내가 더 일찍 찾았어야 했어. 이 세상의 주인은 송재이니까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착각했어."

소영은 몰랐다. 이야기 속 모든 주인공은 결핍과 역경이 있다는 걸. 그걸 버티고 돌파하는 게 성장이란 걸.

왜 그랬을까. 어쩜 그리 안일했을까, 자책했다.

p.111

"나도 잘은 모르지만······ 시절마다 인연은 달라진대. 그래도 가족은 인연이 다했다고 갈라서진 않아. 적어도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은 버텨내지.

캡틴네 부모님은 그런 사람들이야. 지금은 인연이 멀어졌지만 살다 보면 다시 붙는 날이 올 거야. 가족이란 게 원래 그래."

p.142

왜였을까.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면 싱거울 법한 말이었는데 재이는 콧물부터 쏟아지고 눈물이 뒤따랐다.

세상에는 우리 둘밖에 없다는 걸 왜 이제야 깨닫게 된 건지 몰랐다.

p.143

소녀에서 어른의 세계로 반 발짝 더 넘어간 재이는 알에서 부화한 잠자리처럼 납작하게 붙어 한 장인 줄 알았던 날개를 둘로 펼쳤다.

그러고는 어떻게 자신이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건지 몰라 당황하는 중이었다.

"정, 소 ,영."

재이는 노트를 덮고 정소영, 이라 발음해보았다. 입술이 한번도 닿지 않고 혀로만 발음할 수 있는 세 음절이었다.

p.245

책 속에서.

어른들의 무관심, 방치, 가정불화, 불륜, 학교 폭력, 각종 범죄와 사고 등으로 죽음을 맞게 되는 소녀가 있다.

다회차 삶을 살아가며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의 무수한 고난과 시련을 보여주는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독특한 설정에 소녀의 생존기를 보며 어른으로 가는 길은 힘들고 험난함을 느낀다.

긴장감과 스릴감을 주지는 않는다. 정해진 운명에 벗어나기 위해 성장해 나가는 소녀의 모습의 마음의 단단함과 죽음에 대한 책임감을 안겨준다.

재밌다.. 드라마로 나온다면 볼 의향 100%~!

영상화가 되길 기대해 보며 강지영 작가의 신간 소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을 추천해 봅니다.



※ 본 포스팅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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