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 위장된 타살? 꺼끌꺼끌한 입맛이 육교에서부터 T를 따라왔다.
게다가 자신이 전근에도 어떤 의도가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의심은 증폭됐다.
혹시 뭔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T 스스로가 알아내길 공리청이 바라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공론화할 수 없는 문제지만 믿을 만한 최면술사가 맞닥뜨려 자연스럽게 해결했으면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닐까, 말이다.
p.44~45
알레스 구트는 허상일 뿐이다.
죽음은 아름답다고만 할 수 없는, 목표가 되어서도 안 되는, 단지 삶의 종착점이다.
그 종착점을 인지하고 사는 것만이 삶을 의미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T는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되었다.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