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돌아오지 않겠어, 라고 스스로에게 굳게 되새긴다. 다시 돌아와서 그분들을 마음 아프게 만들고 싶지 않다.
실망을 안겨주기 싫다. 내가 달라졌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인생을 위해서.
난 여자소년원 원장실에서 달라지겠다고 진심으로 결의했다. 그 마음에 한 점의 거짓도 없었다.
ㅡㅡ그랬는데.
ㅡㅡ두 달 후인 7월. 난 감기약을 한입에 삼키며 오버도즈를 한다.
ㅡㅡ아, 전부 될 대로 되라지.
p.8~9
블루마에는 어떤 놈에게나 친절하다.
소년언 혹은 소년교도소에서 나온 녀석이든, 약물 의존증이든, 가출 청소년이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녀석이라면 누구든지 받아준다.
절대 악이 아니다.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애새끼나 집에서 아동학대를 받은 애새끼들에겐 피난처다.
하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깨끗한 늪이나 다를 바 없다. 보기만 할 땐 멋져 보인다.
살짝 들어가 기분 좋은 느낌에 잠겨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
의존하고 있다는 자각조차 없이 중독된다.
블루마에에선 사람이 곧잘 사라진다.
p.226~227
팅커벨은 꽤 못된 요정이야. 네버랜드에 온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죽이려고 할 때도 있어.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
다만 팅커벨은 아이들에게 날 수 있는 힘을 줘.
요정의 가루. '네버랜드'로 가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건 팅커벨뿐이야.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서 팅커벨의 이름을 빌리기로 한 거야.
어쩌면 피터팬이라는 존재를 너무 싫어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어.
난 어린이 되고 싶었으니까.
p.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