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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부커 / 2024년 7월
평점 :

이 책을 덮은 후,
당신은 섬세하고 기괴한 매혹에 몸서리치게 될 것이다!
이 더운 여름날, 더위를 씻어줄 오싹함을 찾고 있었는데 아싸 아싸 럭키~!
카피부터가 너무 흥미로운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추미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카피잖아요.
도서 표지 또한 붉은빛의 하늘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추리 소설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지 않나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 읽어봐야겠지요~
한 줄기의 땀이 등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오싹함에 사로잡히다.
<쌍생아>
사형일이 다가오자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자신이 또 다른 살인에 대해 고백하는데...
<붉은 방>
기괴하고 잔혹한 방법으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한 한 남자가 선택한 것은?
<백일몽>
사랑하는 아내를 평생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밀랍으로 만든 약사의 이야기는 현실이었을까?
<1인 2역>
자신의 방탕한 생활에 정당화하기 위해 벌인 행각이 오히려 독이?
<인간 의자>
의자의 비밀이 담긴 편지를 받은 여류작가
<춤추는 난쟁이>
사람들의 무시와 괴롭힘으로 살인귀가 되어버린 난쟁이 광대
<독풀>
연쇄적으로 일어는 유산 사건, 내 탓이 아닐 거야.
<애벌레>
전쟁에서 팔 다리가 모두 잘려 돌아온 남편을 보살피는 아내가 금지된 욕망에 눈을 뜨는데..

형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의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실수로 살인죄가 발각되는, 전율할 만한 결과를 불러일으키기까지 형은 말없이 지켜만 보았던 것입니다.
p.27_쌍생아
세상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법에 의해 처벌받는다고 믿으면서 안심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일이지요. 살인을 저질렀는데도 법이 가만히 내버려둔다고는 아무도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p.41_붉은 방
'왜 웃고만 있습니까? 당신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눈앞에 두고 그래도 되는 겁니까? 저 남자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겠습니까?
거짓말 같으면, 그 차양 안으로 들어가 보십시오. 도쿄 한복판에 저렇게 버젓이 인간의 사체를 드러내놓고 있는데······ .'
p.69_백일몽
처음에는 희극적인 연극 같았던 질투가 진짜로 변해갔다. 만약 이런 마음을 질투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그곳에는 상대가 없으니 도대체 누구를 향한 질투란 말인가. 아내는 T 이외에는 결코 몸을 허락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의 연적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었다.
p.79_1인 2역
'넌 뭐가 두려운가? 넌 산아 제한론자가 아니던가?
그 여자가 네 가르침을 따라 한 사람의 불필요한 생명을 어둠에서 또 어둠으로 장사 지낸다고 해서 그게 죄악이 되겠는가?
나도 머릿속으로는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지 논리만으로 실제로 떨려오는 이 지독한 몸서리를 어떻게 멈출 수 있겠는가!
끔찍한 살인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나는 그저 너무도 무서워졌다.
p.164_독풀
의심이라는 것은 한 번 그렇게 조짐이 보이면 마치 여름 저녁의 먹구름이 퍼져가듯 놀랍도록 빠르게 상대의 일거수일투족,
아무리 미세한 점까지도 마음 가득 깊은 의혹이 되어 뭉글뭉글 일어나는 법이지요.
p.215_사람이 아닌 슬픔

과연 인간의 추악한 내면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을까?
각 단편에서 보여주는 잔혹하고 기괴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추악한 내면과 다양한 군상을 볼 수 있습니다.
서늘하고 오싹한 이야기에 흥미는 물론 재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누구나가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으니깐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잔혹한 야수성과 공포, 그리고 비애를 담아내는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은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에 실린 16편의 기담을 통해 더위를 싹 날리며 에도가와 란포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도서입니다.
※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