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아가 가진 상처.
그 상처의 깊이를 어느 정도는 가늠하지만, 그 상처가 내 것이 아닌 이상 온전히 전부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상처라는 것이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참을 만한 상처도 누군가에게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까.
p.20
사람들은 장애인을 볼 때 불쌍함을 느낀느 것을 자신이 착한 마음을 가진 것이라고 착각한다. 워, 틀린 것은 아니다.
그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하지만 채아는 그 '착한 마음'이라는 것이 종종 헷갈렸다.
불쌍하다고 여기는 마음을 가졌다고, 그렇게 착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이들조차 오빠가 가까이 다가가면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그러니까 그 '착한 마음'안에도 차별은 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정말 '착한'걸까?
p.30~31
우빈이는 엄마에게서 '우정'이 뭔지를 배웠다. 어쭙잖은 동정이나 입에 발린 위로는 '우정'이 아니라는 것을.
기쁨이든 슬픔이든 혹은 고통일지라도 함께 나누고, 함께 싸우는 것이 엄마에게서 배운 '진짜 우정'이었다.
p.105
"저기······. 제가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자꾸 미안하다는 말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자꾸 미안하다고 하시면······ 그러면 연두가 정말 미안한 아이가 되잖아요.
연두는 미안한 아이가 아닌데, 그냥 같은 반 다른 친구들이랑 똑같은 친구인데 왜 자꾸 미안한 친구로 만드시는지 모르겠어요.
p.139
장애인이라서 불쌍해서 잘해주겠다는 생각은 틀렸어. 그건 차별이야.
성격과 성향이 다른 친구에게, 어려움을 가진 친구에게, 친구니까 친구로서 친구끼리 해줄 수 있는 걸 해주는 거야.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p.165
연두빛이라고 해서 꼭 그렇게 무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운 오리 새끼'가 꼭 백조가 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연두빛 새싹은 그대로도 충분히 예쁘니까 말이다. (...)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지 않더라도, 연두는 연두대로 예쁘고 소중하니까.
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