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녹취록

죽은 자의 녹취록 ㅣ 스토리콜렉터 11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4월

일본의 호러 작가 미쓰다 신조의 신간 도서 <죽은 자의 녹취록>이 북로드에서 출간했다.

대표작 도조 겐야부터 사상학 탐정, 집, 유령 저택 등 미쓰다 신조의 작품에는 시리즈가 많다.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골라보는 재미도 한몫한다.

이번 신간 <죽은 자의 녹취록>은 일본 호러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단편집은 순서와 상관없이 골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도 괜히 정한 순서가 아니라는 생각에 차근차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서 표지를 보고 나니 벌써부터 으스스한 감정을 느끼는 건 기분 탓일까??

그것보다 저는,

이 책을 둘러싼 괴이에 닿은 독자에게도

어떤 앙화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자살자의 테이프 녹취록이 담긴 <죽은 자의 녹취록>,

수입이 짭짤한 빈집 지키기 알바로 오싹한 빈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무언가를 목격하게 되는 <빈집을 지키던 밤>,

누군가의 주최로 모이게 산행모임. 정작 주최자는 나타나질 않고 안면도 없는 네 사람이 마주하게 되는 산길에서의 이상한 사건들<우연히 모인 네 사람>,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에게 들은 기묘한 이야기<시체와 잠들지 마라>,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스쳐 지나가는 것> 등 6편의 괴이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등골이 서늘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기괴한 사건들 사이에 집필하는 중간중간에 편집자와 작가에게 있었던 일들을 보여주는 <죽은 자의 녹취록>은

도서를 읽는 내내 소설의 내용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며 공포심을 자극하는 데 도서를 읽는 동안 자꾸 뒤돌아 보기도 하고 괜히 겁을 좀 내기도 했다.

그런 나 자신을 보며 살짝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게 바로 미쓰다 신조의 매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시간이었다.

괴이

요괴, 귀신 등의 초자연적인 존재

또는 그로 인한 불가해한 현상

앙화

어떤 일로 인하여 생기는 재난

더욱 갑작스럽지만―쓸데없는 염려일지도 모르지만―만약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이후에 기록할 도키토 미나미와 비슷한 체험을 하신 분은, 일단 기분전환을 하고 나서 다시 이 책으로 돌아오기를 미리 부탁드립니다.

p.23

“직접적인 것도 보통 직접적인 게 아니지. 이제부터 죽으려고 하는 사람의 육성을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낼 생각이니까.”

“…… 무슨 말씀이시죠?”

“자살하기 직전에 가족이나 친구나 세상을 향해, 카세트테이프에 메시지를 녹음하는 사람이 가끔씩 있어. 그것들을 모아서 원고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지.”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입니까?”

p.35

나는 자료실 구석에서 낡은 카세트리코더와 헤드폰을 꺼내 와서, 녹음기에 테이프를 넣고 재생했다.

…… 기뻐하겠지. 자네와 나에게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말이야.

엽기적인 자의 피다.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p.356

책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듯한 여섯 편의 괴담 이야기, 불가사의한 긴박감과 서늘함이 가득한 <죽은 자의 녹취록>은

호러의 분위기, 괴기스러운 음산함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보다 보면 진짜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잠시나마 공포를 서늘하게 그리며 뒷덜미를 오싹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도서의 매력이다.

단편이라는 장점에 집중력도 좋아 몰입감이 좋아 금세 읽을 수 있지만 다만 늦은 밤에는 쪼매 무섭기도 하니 피해도 좋다.

※ 본 포스팅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