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대에는 방관자로 살아야 한다고 언제나 다짐했으면서도 막상 남의 안된 모습을 보면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한숨이 났다. 이러는 나를 나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말이 입을 떠났으니 이제 수습해야 한다.
아주 잠깐 농담이었다고 농쳐볼까 싶었지만 금방이라도 내 목을 밸 것 같은 사내의 살벌한 표정을 보니 놈담 따위는 애초에 꺼내지 않는 것이 그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길 같았다.
"당신 참 이상한 사람이오. 백성들을 위해서 보지도 않은 불가살이를 봤다고 나설 때는 제법 용기 있는 사람인가 싶다가, 끌려갈 때 보니 떨고 있는 모습이 졸렬해 보이기도 하고, 대체 어떤 모습이 진짜요?
백성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도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야기라는 놈은 정말 살아서 돌아다니고 있구나 생각했다. 동시에 두이야기가 합쳐진 데에는 무슨 연유가 있지 않을까 짐작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