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달
하타노 도모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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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 스토킹, 가스라이팅 등 해서는 안 될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 본인은 사랑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엄연히 폭력이다.

신고를 해도 증거가 없으면 잘 받아들여지는 범죄들. 법의 심판을 받더라고 법의 무게가 너무 가벼워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타노 도모미의 <지지 않는 달>은 피해자의 공포와 가해자의 심리를 담은 소설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줘야 하는 것이 사랑인데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가해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담은 하타노 도모미의 <지지 않는 달>을 소개해 본다.

스토커는 순간의 틈을 노리고 찾아와요.

경찰을 기다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나가노에서 태어나고 자란 가와구치 사쿠라는 스무 살이 넘어 도쿄에서 전문학교를 다닌 후 안마사의 길을 걸으며 후쿠후쿠도 마사지숍에서 일을 하고 있다.

두 번째 방문부터 자신을 지명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마사지숍에 들리는 마쓰바라 요시후미는 대형 출판사에 다니는 유능한 사람이다.

마사지를 받으러 오는 마쓰바라에게 사심을 가지며 자신을 한없이 작게 보는 사쿠라에게 뜻밖에 일이 일어난다.

손님이 방문이 적은 비 오는 어느 날, 마사지숍으로 마쓰바라가 그녀를 찾아온다. 이전 마사지를 받을 때 우연히 알게 된 사쿠라의 생일을 듣고 직접 선물을 전해주러 온 마쓰바라는 선물을 전해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마쓰바라의 고백으로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누가 봐도 호감 가는 외모에 미식을 즐기는 마쓰바라는 비주류 전문지를 발행하는 출판사를 다니고 있다. 취향에 맞지도 않는 일을 하며 신세한탄을 하며 지내던 중에 우연히 마사지숍에서 사쿠라를 만나게 되고 얼떨결에 대형 출판사에 다니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마사지를 받으러 갔지만 사쿠라의 다정한 대화로 호감이 생기면서 고백을 하게 된다.

연인이 된 사쿠라와 마쓰바라. 두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평범해 보이던 두 사람의 연애에는 문제가 있다.

강압적으로 사쿠라를 지배하려는 마쓰바라에게 헤어지고 싶다는 사쿠라의 말 한마디로부터사건을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데...

피해자의 공포와 가해자의 심리를

스토킹 범죄 소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내가 느끼는 그대로 찍히진 않았다.

내 솜씨가 부족해서는 아닐 것이다.

눈으로 보는 세계와 마음이 느끼는 세계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스토커.

마쓰바라 씨를 그 단어로 부르는 건 항상 망설여졌다. 신용금고에서 고령자 스토커를 만났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 일은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됐었다. 가족에게 연락했더니 할아버지는 더이상 오지 않았고, 아마 외로워서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집착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나를 더 궁지에 몰아넣었다. 심각해지지 않으려 해도 마쓰바라 씨를 '스토커'라고 부르면 범죄 사건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트럭의 조수석에 타려는데 파란 하늘에 상처가 난 것처럼 가늘고 흰 달이 보였다.

달은 언제나 돌아보면 그곳에 있다.

어디를 가더라고 따라온다.

내 바람이 이뤄졌다. 앞으론느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식사하는 내내 사쿠라는 수줍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사쿠라만이 나의 빛이다.

나는 어둠 속에 홀로 있다. 하지만 눈을 감으면 사쿠라의 웃는 얼굴이 또오른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달처럼 그곳에만 빛이 있다. 그 빛은 두 번 다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책 속에서.

하타노 도모미의 <지지 않는 달>은 피해자의 공포를 섬뜩할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하며 반대 입장인 가해자의 자기합리화와 모순적인 심리를 보여주면서 소설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한순간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 버린 연인.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서로가 느꼈던 감정들은 틀렸다는 것을 정반대의 시각으로 교차되면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시작은 아름다웠지만 끝은 아니었던 두 사람의 관계.

당신은 어떤 이야기에 공감이 가시나요?

※ 본 포스팅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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