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의 독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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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최고급 유료 노인 요양원, 라이프리치 유즈키

자신에게 있었던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곱씹어 보는 예순다섯의 여인.

1985년 요코의 이야기와 1965년 노조미의 이야기를 회상하며 현재의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노부인이 있다.

요코와 노조미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중간중간 현재를 살아가는 노부인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업의 실패로 빚더미에 시달리던 여동생 가나와 남편이 동반자살을 시도한 후 세상을 등진다. 부모의 자살로 충격을 받은 다섯 살 조카 다쓰야는 말문을 닫아버리고 정신지체 장애를 앓게 된다. 

다쓰야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가가와 요코는 직업소개소를 찾는다. 직업소개소에서 실수로 자신과 생년월일뿐만 아니라 성이 같은 이시카와 기미와 면접장소가 바뀌게 된다. 

우연한 사건으로 만나게 된 가가와 요코와 이시카와 기미.

자신의 삶에 절망이라는 상황에 놓인 요코와 도도하고 언제나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기미는 서로의 맘을 터놓으며 진정한 친구가 되고 기미는 직장을 찾는 요코에게 일을 소개해 준다.

기미는 자신의 어릴 적 친구 유키오의 저택에 마침 가정부가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곳에 더부살이도 가능한 가정부 일을 소개해준다. 

다쓰야와 함께 난바 집안에서의 삶이 시작되는데...



가슴속에 독을 품으십시오. 어중간한 현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어리석은 자야말로 그 독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어리석은 자의 독입니다.

- p 124



진정한 친구로 의심치 않는 기미, 혼자만의 힘으로 돌보던 다쓰야를 아버지 역할까지 해주는 유키오, 너그러운 인품으로 삶의 자세를 가르쳐주는 난바 선생, 동생의 부채를 떠안은 요코의 사정을 알고 큰 도움과 조언을 해주는 변호사 카토로 인해 힘겹고 어둡기만 했던 그녀의 삶에 행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요코와 다쓰야에게 항상 자상했던 난바 선생의 의문의 죽음에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얼굴과 이름을 바꾸고 기미와 난바 집안에 거짓 양자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욕심을 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할 일만 하는 과묵한 유키오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 친구라고 하기엔 묘한 관계와 같은 눈빛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다. 


다쓰야에 대한 복잡한 감정, 난바 선생의 죽음에 유키오를 의심하게 되는 요코, 기미와 요코의 어긋나버린 슬프고 안타까운 우정.

가가와 요코와 이시카와 기미, 그녀들에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탄광 사고로 일산화탄소 중독증에 걸린 아버지가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아버지와 자식을 버리고 나간 어머니, 사고 후유증으로 폭력을 일삼으며 잦은 발작을 하는 아버지

노조미는 병든 아버지와 두 살 터울 리쓰코와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생활을 하며 아무 희망 없이 생활하고 있다.

노조미는 이 지옥 같은 환경에서 벗어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하는데...



빈곤보다, 굶주림보다 무서운 것이 이곳에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절망이었다.

p.222




한 개의 챕터가 끝이 나고 다른 스토리가 나오면서 아~~ 단편집이구나~~~ 했다.

두 번째 스토리에서 노부인의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요코의 시점과 노조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돌이킬 수 없는 그들의 죄와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업보에 안타까움을 보여준다.

서로에게 오해가 생기고 그들의 과거로 인해 생겨버린 비극에 끝은 씁쓸하기만 하다.

잔잔하지만 스펙타클했던 <어리석은 자의 독>, 빈틈없는 스토리에 오랜만에 엄지척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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