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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평점 :

언젠가 만들고 싶었습니다.
빛을 환대하고, 빛에게 환대받는 집을.
요코야마 히데오의 많은 소설 중에 읽어 봤던 <64>, <사라진 이틀>
추리소설, 스릴러소설을 쓰는 많은 작가 중에 한 명, 요코하마 히데오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도 많아지고 마음까지 쓸쓸해지기도 했었다.
이번 <빛의 현관>에서도 카피에서 느껴지는 것이 뭔가 또 쓸씁할 것만 같은 느낌이 절로 들었다.
또 요코하마 히데오의 작품에 빠져봅시닷~!
아오세 미노루, 건축사인 그는 어릴 적부터 건축가가 되고 싶어 건축가의 길을 걸었다.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그는 가정과 직장에 한 번씩의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마흔다섯의 중년 남성이다.
건축사인 아오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아내 유카리와는 내 집 짓기를 원했지만 의견이 조율이 되지 않았고 거품 경기 붕괴 후에 이혼까지 했다. 이혼 후 한 달에 한 번 딸 히나코를 보면 살아가고 있던 그에게 그가 설계한 시나노오이와케의 Y주택을 똑같이 만들어달라는 건축 의뢰를 받는다. 똑같은 복제품이라는 것에 내키지는 않은 그는 소장 오카지마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잡지에 실린 시나노오이와케의 Y주택을 보러 갔던 사람이 Y주택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것 같다는 메일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건축주에게 잘 살고 있다는 소식도 받지 못하고 내심 맘이 불편했던 건축물이었는데 그런 소식을 들으니 신경이 안쓰일수가 없다. 아오세는 고민 끝에 소장 오카지마함께 Y주택에 가보기로 한다. Y주택에 도착한 아오세는 주변의 이상함을 느낀다. 처음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조차 없다.
2층에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자신에게 의뢰가 온 건 작년 3월,
전부 맡기겠습니다. 아오세 씨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아이가 셋이고, 막내아들은 초등학교 입학이라고 했지만 애초에 아오세는 그 집 아이들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가던 아오세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들은 Y주택에 입주하지 않았다.
완공된 집을 보고 기뻐하던 부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돈을 들여 집을 지어놓고 입주도 하지 않은 요시노 가족, 아오세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오세는 그들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덩그러니 있던 타우트의 의자, 요시노의 가족이 행방을 추적해가며, 자신의 어린 시절, 유카리와 히나코에 대한 애뜻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었다, 그 집을.
자신의 이상을 실현했다. 분명한 형태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 몸의, 이 혈기의, 이 정신의, 어딘가에 달라진 증거가 있을 것이다.
아오세는 주먹으로 무픕을 내리쳤다. 두 번, 세 번 연속해서.
펵, 퍽, 퍽.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답받지 못한다. 아오세가 손을 멈춰버리면, 이 광막한 공간에 남는 건 정적뿐이리라.
p.120
책을 중반까지 읽으면서도 실종 미스터리인 줄 알았지만 <빛의 현관>은 마흔 중반 남성의 휴먼스토리를 아오세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여러 감정들을 보여주며 공감하게 만드는 따뜻한 도서였다.
<빛의 현관>은 원래 여행 잡지에 연재외었던 단행본을 7년에 걸쳐 개고한 소설이라고 한다. 스토리의 흐름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 이번 소설을 7년에 걸쳐 수정했다고 하는 걸 보니 엄청난 고민과 좌절과 슬럼프가 보인다. 긴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이야기를 읽어보게 되어서 좋았고 요코하마 히데오의 애정이 담긴 소설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빛의 현관>~ 잘 읽었습니다.
*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