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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성귀수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엽기적인 살해현장 주변을 맴도는 연쇄살인의 그림자!
지적인 형사와 천재적인 용의자의 불꽃 튀는 한판 승부!
지하 창고 같은 두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왜 자신이 납치되었는지도 모른 채 한 여자가 감금되어 있다. 빛 하나 없는 공간에 작은 기계음이 들리곤 하는데 아마도 보일러실 근처인 것 같다는 느낌말고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자신을 납치한 남자는 가끔 자신에게 정맥주사를 놓고 정신을 잃게 한 다음 더러운 몸을 씻기고 옷을 깨끗하게 입힌 후 클래식한 음악과 식사를 제공한다. 배가 아픈 느낌이 드는 걸로 보아 아마도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는 것 같다. 어느 날 납치범은 장소를 바꾸려는지 그녀를 입을 막고 손발을 묶은 채 어디론가 향한다. 장소를 이동하면서 여자는 온몸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다치는 건 그녀의 몸뿐이다.
폭풍우가 쏟아지던 밤, 올리버 윈쇼는 자신의 서재에서 시를 쓰고 있다. 하루에 마무리를 항상 시를 올리버는 90세를 바라보고 있는 노인이다. 그의 집 맞은편엔 마르삭고등학교의 교사로 있는 삼십 대 독신 여성이 살고 있는데 올리버는 일광욕을 즐기는 그녀를 은밀히 훔쳐보기도 한다. 폭풍우가 치던 그날 밤도 우연히 그녀의 집을 보게 됐는데 뭔가 이상하다. 출입문이 활짝 열린 데다 집안에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수영장으로 눈을 돌렸는데 풀장에는 인형들이 둥둥 떠나니고 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풀장 옆에 넋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한 소년을 보고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을 감지한 올리버는 경찰에 신고한다.
마르탱 세르바즈 경감은 전부인 마리안에게 연락을 받는다. 자신의 아들이 살인누명을 쓸꺼 같다며 도움을 청한다. 세르바즈는 뱅상과 ???와 함께 사건 현장으로 출발한다. 마리삭의 고급 주택가로 향하고 범행 현장인 저택의 수영장에는 섬뜩한 인형들이 둥둥 떠있다. 욕조에서 잔혹하게 죽임을 당한 여교사를 발견한다. 시체의 몸이 전등이라도 된 것처럼 목구멍에는 전구가 박혀있었고 온몸이 결박당한 채 죽음을 맞이한 모습이다. 여기서 마리안과 사건의 연결점인데 수영장에 인형이 떠 있던 그 장소에 그녀의 아들 휘고가 발견된 것이다. 세르바즈는 살해 현장을 둘러보다 자신이 경험한 끔찍한 사건이었던 연쇄 살인마 쥘리앙 이르트만의 흔적을 발견하고 쥘리앙을 떠올리게 된다. 쥘리앙은 감옥을 탈옥한 이후로 18개월 동안 자취를 감추었는데 그가 살아있는지조차 알수가 없다.
연쇄 살인마의 귀환인가, 수사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트릭인가?
납치범에게 감금되어 있는 한 여자, 마르삭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세르바즈, 쥘리앙의 행방을 둘러싼 <물의 살인 1>은 지루할 틈 없이 페이지를 넘길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다.
폭염같은 여름 날씨에 물로 소재로 한 살인사건의 추리를 하면 시원함을 느껴볼 수 있는 <물의 살인>이었다.
저자 베르나르 미니에의 전작 <눈의 살인>에서 이어지는 쥘리앙과 세르바즈의 운명이 궁금해졌고 <눈의 살인>만큼이나 <물의 살인 2>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