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 살아남았으므로 사랑하기로 했다
김현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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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비극이자 20세기 가장 참혹했던 전쟁인 한국전쟁.

그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남겨진 여자아이는 그때 고작 네 살이었다.



아버지의 공산주의 사상으로부터 마리아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기에 학당 졸업과 대학까지 간 수재였던 아버지는 일본인과의 싸움으로 인해 돌연 중국으로 떠난 후 어떻게 공산주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는지는 지금도 알 길이 없지만 공산주의 사상을 안고 돌아왔다. 아버지는 중국에서 돌아와 어머니의 권유로 같은 교회의 여인 마리아의 어머니를 소개받고 서로 사랑을 키우다 결혼을 했다고 한다. 당시 삼성물산에 다니는 아버지와 교사로 일하는 어머니가 계셨기에 생활은 풍족한 편이였던 마리아는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사랑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아버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결국 가족을 파국으로 몰아가버렸다. 


아버지의 공산주의 사상으로 인해 마리아의 가족은 배고픈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배고픔에 지친 마리아를 위해 식량을 얻으러 외할머니와 마리아를 이모엄마에게 보냈는데 그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고 만다.  빨갱이짓을 하던 아버지는 전쟁이 터지고 얼마나 급했는지 외할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어머니와 남은 형제들을 데리고 월북을 한다. 홀로 남겨진 마리아에겐 빨갱이짓 자식이라는 손가락질과 무수한 상처, 뼈저린 외로움속에서 고통스럽게 지내야만 했다. 


이모엄마는 가호적을 만들어 이모엄마의 큰 딸로 만들어주었다. 호적을 바꾼 이모엄마의 지혜로운 판단으로 마리아는 학교를 가는 것도 여군을 지원하게 된 것도 미국에 가게 된 것도 할 수 있었다.

아들 하나 낳지 못한 이모엄마는 자기 삶이 그토록 힘들면서도 내 어머니인 동생을 향하는 사랑으로 나를 받아주었다. 나를 받아주었다고 해도 사랑을 준 것이 아니라 차갑게 대했기 때문에 마리아는 항상 외로웠다. 첩을 여섯 번이나 갈아치우는 이모부에 지쳐 이모엄마는 나를 데리고 두 사람의 생활을 시작했다. 어느 날 이모엄마는 목사님과 살게 되었다며 마리아에게 통보했고 마리아는 이모엄마도 이모부와 똑같다며 화를 내자 이모엄마는 당장 나가라며 마리아를 쫓아냈다.

이모엄마는 마리아를 4살 때부터 13년 동안 키워줬지만 17살 때 쫓아낸 것이다. 쫓겨난 마리아는 지인의 추천으로 여군에 지원하게 된다. 영문 타자수의 실력이 좋았던 마리아는 그 특기를 살려 지원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여군의 사범 제도는 만 17세~24세였기에 고등학교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가능했던 것이다. 

마리아는 여군 생활을 하며 존을 만나게 되었고 존과 국제결혼을 하게 된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지만 국제결혼, 동양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던 시절이라 여러 가지로 힘들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존의 가족과 평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하면서 두 아들을 출산하지만 결국 존과는 이혼을 하게 된다. 


아버지는 1956년에 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북한에서 숙청을 당한다.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긴 시간 동안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기다린 마리아는 아버지가 산 시간보다 갑절의 세월은 산 지금에서야 아버지를 용서하려고 한다. 남편을 잘못만난 어머니는 자유도 없는 북한에서 고생만 하다가 2002년에 짐승처럼 굶주림으로 돌아가신다.



전란에 쫓겨 가족과 떨어진 4살 여자아이 마리아.

이념과 사상의 대립, 절망과 고통뿐이었던 한반도 땅에서

생존과 자유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눈부시게 빛나는 이야기!



존과의 이혼 후에 보험회사, 미네소타주립대학, 백인 의사와의 결혼, 다시 이혼, 북에서의 가족 소식, 경제적인 지원을 바라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가족과의 관계도 끊어버리게 된 마리아의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한 편의 드라마를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를 통해 보았다. 


한 여자로서 얼마나 힘든 세월을 살아왔는지... 한 인간이 이렇게 위대할 수 있는지를... 마리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에서 모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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