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덤 속의 죽음 - 을지문덕 탐정록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명섭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평점 :

정명석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사소설 추리 소설의 장르도 처음이다.
을지문덕 탐정록? <무덤 속의 죽음>은 올해 2월에 출간된 <온달 장군 살인사건>의 후속작이라고 한다. <무덤 속의 죽음>을 먼저 읽어보고 전작을 보아도 될지 맘에 걸리지만 우선 읽어보기로 한다.
늙은 화공 거타지, 온달장군의 벽화를 그리기 위해 무덤 안으로 들어간 거타지는 다음날 아침 무덤 안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화공 무리의 수장이자 스승인 거타지는 손에 화상을 입은 흔적이 있었지만 부검 결과 독살로 판명이 난다. 거타지의 물감에 독이 들어있었고 물감의 색을 빼기 위해 붓을 빠는 버릇이 있던 거타지는 물감 안의 독에 독살을 당한 것이다. 거타지의 물감을 관리했다는 이유로 열다섯 밖에 되지 않은 담징이 거타지의 살해 혐의를 받게 된다.
젊은 관리인이 거타지의 관해 묻던 과정에 거타지의 제자 중 욱도해의 빠른 말변으로 담징이 의심을 받게 되면서 잡혀가려던 중 때마침 거타지의 제자였지만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떠났던 몽부가 돌아왔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스승님이 돌아기신 직 후 돌아온 터라 몽부도 역시 의심을 받은 채 담징과 함께 옥으로 끌려가게 된다.
담징이 잡혀가기 전 을지문덕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소식을 들은 을지문덕은 지인 이문진과 함께 사건을 해결을 하기 위해 나선다. 셜록홈스와 왓슨의 콤비같은 분위기를 보이는 을지문덕과 이문진의 수사는 주변 인물부터 조사하며 시작하게 된다.
을지문덕과 이문진에게 있는 시간은 단 5일! 5일 안에 거타지의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담징의 혐의를 벗겨야 한다.
담징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을지문덕과 이문진 이곳저곳을 수색하며 수사를 해나가지만 특별히 이렇다 할 증거를 잡지 못하고 사건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범인은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계획하고 결국 또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또 다른 살인을 마주한 을지문덕과 이문진, 사건 해결은커녕 또 다른 살인 사건들이 줄을 서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p.44
나는 죽였다. 아니 죽이고 말았다. 내 부모보다 더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스승을....
나는 소용돌이치는 바람에 쓸려가는 죄책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토해낸다고 죄악이 씻겨나갈까? 또 다시 손이 떨려왔다. 물감에 독약을 넣었던 순간이 떠올랐다.
주변 인물인 시기 질투가 많은 욱도해와 덩치 좋은 마량, 자유를 찾아 떠났지만 스승의 부름에 다시 돌아온 몽부, 이 세 사람을 의심하면서 하나하나 추리해나가는 을지문덕과 이문진, 용의자로 지목된 상태로 도망간 담징이 감추고 있는 사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이 더욱 커지기만 한다.
전체적인 내용에 범인인듯한 인물의 시선으로 이어가는 범인의 독백과 번갈아가며 <무덤 속의 죽음>의 이야기를 흘러가며 범인과 함께 마지막 반전을 보여준다.
p.125
아주 잠깐 두려움이 들었지만 그것은 이내 키득거림으로 변했다. 을지문덕이 죽은 스승님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는 스승님을 직접 죽인 게 아니다. 스승님은 내가 물감에 독을 넣은 사실을 몰랐다. 아니, 짐작이나 했을까?
누굴 죽일까? 다시 낄낄거림이 찾아왔다. 첫 번째 저지른 살인이 두려움과 흥분으로 범벅되었다면, 두 번째 살인은 짜릿함이었다.
한국형 역사 추리 소설 <무덤 속의 죽음>의 을지문덕과 이문진의 매력을 보니 전작 <온달 장군 살인사건>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궁금하면 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