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이별입니다 / 나가쓰키 아마네 / 해냄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야 널 보낼 수 있을까.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의 책 표지로만 봐서는 알콩달콩 로맨스 소설인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핑크 핑크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감을 안고 책장을 넘겨보았습니다.

두근두근 로맨스가 아닌 죽음을 둘러싼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르는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는 얼마 전에 읽은.... 아니 며칠 전에 읽은 <사일런트 브레스>를 닮은 듯하네요...

이런 분위기의 책을 연달아 읽으면 살짝 기분이 센치해져요...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의 전체적인 배경은 반도회관이라는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의 주인공 미소라는 졸업을 앞둔 대학 4년생이다. 어느 날 미소라에게 구직 활동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 반도회관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는 요코 선배에게 일손이 부족하다며 연락이 온다. 장례식장에서 일손이 부족하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있기에 거절은 하지 못하기도 했고 마침 구직활동에 매번 떨어지기만 하고 지쳐가고 있던터라 반도회관의 일을 도와주기로 한다. 반도회관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도쿄 스카이트리 바로 옆에 위치한 장례식장인데 아버지의 지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가족들의 권유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곳이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 힘들었던 미소라는 다시 일을 한다는 설렘을 가지고 반도회관으로 아르바이트를 가게 된다. 

직원인 줄 알았던 우루시바라, 그는 반도회관에서 독립한 사람인데 그가 담당하던 일은 사장이 넘겨준 터라 반도회관의 지점이라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외부 현장도 많고 급작스럽게 잡힌 장례를 그가 처리하곤 한다. 그의 눈에 들은 미소라는 우루시바라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우루시바라의 눈에 든 이유는 미소라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였는데 그녀는 죽은 이의 혼을 볼 수 있어서였다. 영감을 가진 미소라가 고인이 넋을 위로하고 가족들과 가슴 아프게 이별하지 않게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되고 장례식에서 하는 일에 대해 매력을 느낀 미소라는 아르바이트가 아닌 진심으로 장례디렉터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우루시바라의 도움으로 부모님께 허락도 받고 그에게 일을 배우며 유가족들을 달래주는 미소라. 

어린 딸과 부인을 잃은 남편, 결혼하기로 약속한 정혼자의 말기암으로 2년간의 투병 끝에 남편을 잃고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다가 우울증에 빠져 죽은 젊은 여성, 병상에만 누워있다가 죽음을 맞이했지만 자신이 죽을 줄도 모르고 부모 곁에서 머무는 어린아이, 그리고 미소라의 할머니와 자신이 태어나기 전 죽은 언니의 가슴 찡한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절망과 슬픔, 

그 상실의 끝에서 만난 따뜻한 한 줄기 빛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는 죽었지만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영혼과 죽은 이를 보내줘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아름답게 가슴 찡하게 보여주고 미소라를 통해 머지않아 우리에게 다가온 이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일본스러운 감동을 어김없이 감동과 슬픔과 함께 보여주고 책을 읽는 내내 찔끔찔끔 하기도 하고 펑펑 울기도 하게 한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