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브레스 - 당신은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미나미 교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삶에서 가장 슬프고 익숙해지지도 않으며 좋아할 수도 없는 것은 바로 죽음이다. 

죽음을 소재로 한 여러 장르의 소설들이 있지만 <사일런트 브레스>는 일본 특유의 감성을 자아내는 힐링 소설이다. 

힐링 소설 작가 중에 제일 좋아하는 모리사와 아키오, 그도 일본 작가인데 <사일런트 브레스>의 저자도 일본 작가이다. 


<사일런트 브레스>의 저자 미나미 교코는 남편의 전근으로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던 중 의사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나 홀로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뒤늦게 재미를 보게 된 저자는 33세에 의학부로 입학을 하고 38세에 졸업을 하며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쓰게 되면서 55세라는 나이에 <사일런트 브레스>를 첫 작품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수상 경력도 없는 그녀이지만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독자들에게 던지며 큰 성공을 거두게 된 미나미 교코이다. 저자의 소개는 이쯤으로 하고 <사일런트 브레스>의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좌천을 받은 내과 의사 미토 린코.

린코는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었는데 상사에게서 좌천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전근 명령을 받게 된다. 그녀가 가게 될 곳은 변두리 조그만 마을에 방문 클리닉이다. 조그만 방문 클리닉에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관리해 주는 일인데 말 그대로 방문 의료이다. 


죽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하는 유방암 말기인 저널리스트 아야코, 하지만 그녀는 죽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마지막을 '살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며 마음과의 안녕을 한 아야코는 평온한 모습으로 떠난다.


어린 나이에 근디스트로피 진단을 받은 다모쓰, 그는 근육이 쇠퇴하면서 보행이 어려워지자 휠체어 생활을 시작했다. 20세가 되기 전부터 호흡근도 악화되면서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도 쉴 수 없는 시간을 살고 있다.  그의 곁에 어머니 가즈코가 있지만 그녀 역시 아들의 간호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이다. 



p.89

인간은 죽음의 고뇌에 대하여, 우선 '죽음에 이르는 원인과 싸우는' 단계가 있고, 그것이 힘들어지면 '죽음을 수용하는' 단계로 옮겨간다고 한다. 나아가 그것도 어려워질 때는 임종종교사를 만나 '수용하지 못하는 자신을 수용함'으로써 참된 마음의 안녕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p.150

'크리스마스이브는 가장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날이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해야지. 누구에게나 소중한 밤이야. 여러분은 누구와 보낼 예정이지? 내 소중한 사람도 이브에는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어.'

"다모쓰 군은 감히 혼자 있기를 선택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에게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p.174

사람이랑 똑같구나,하고 린코는 생각했다. 똑같이 치료해도 낫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어떨 때 보면 의료를 초월한 무언가가 이를 가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명, 타고난 운명 혹은 생명력 같은 것 말이다.


p.184

"그럼 부탁드려요. 내 몸은 아이들 거니까."

후미에가 미소를 지었다.



<사일런트 브레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만나며 환자의 고통, 치료 거부, 간병 포기, 유산상속의 부끄러움, 연명치료의 선택 등 죽음을 바탕으로 한 사회문제도 드러내며 저자의 경험이 토대로 사실적으로 긴장감 있게 묘사하는 의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삶에 있어서 가장 드라마틱 한 죽음, 죽음을 앞두고 환자가 겪어야 하는 상황은 처참하고 그들을 괴롭히는 고통은 너무도 많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무거운 고민을 던져주는 <사일런트 브레스>

소중한 사람을 떠내보내면서 과장되지 않게 소설의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저자의 필력과 따뜻한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는 자상함도 보게 된 도서였다.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힐링 소설 <사일런트 브레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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