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지나간 후
상드린 콜레트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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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도 없이 쓰나미가 밀려온지 6일이 지났다. 루이는 성난 바다를 쳐다보고 있다. 

노인네들은 몇 달 전부터 경고를 했었다. 이상한 기후의 심상치 않는 변화를 감지하고 큰일이 날 거라 예감했지만 재앙의 규모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

노인들의 목소리는 묵살당하고 천재지변은 일어났다. 그들이 늘 보고 사는 바다 저편 어느 섬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났고 땅의 절반이 침수되어버렸다.


예측했어야만 했던 일이라면? 아버지는 나지막이 되뇌인다. 쓸데없이 괴롭기만 한 생각을 해서 무엇 하나. 이미 벌어진 일인 걸.


아빠 파타, 엄마 마디, 장남 리암과 차남 마테오, 루이, 페린, 노에, 그리고 어린아이들 에밀리, 시도니, 로테, 마리옹 이렇게 루이의 가족 구성원은 11명이다.

거대한 재앙으로 주변은 모두 침수가 되어버렸고 해안지대 높은 곳에 살던 루이네 일가족 11명 만을 남겨두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가족이 살고 있는 곳까지 바다의 수위는 높아지고 아빠 파티는 물이 차오르기 전에 다른 고지대를 찾아 이 지옥을 떠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지금 소유하고 있는 배의 정원은 8명. 모든 가족이 탈 수는 없다. 


열넷째 날 아침. 그날 아침도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시작되었고 그때까지도 루이는 알지 못했다. 문을 열었을 때 그제야 깨달았다. 커피 냄새도, 빵 굽는 냄새도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리곤 엄마가 남겨놓고 간 편지를 수십 번도 다시 읽었다.


파타와 교대로 노를 저을 수 있는 리암과 마테오, 가장 어린 여자아이들 네 명을 두고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엄마 마디까지 여덟 명.

중간 아이들인 절름발이 루이,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애꾸 페린, 나이에 키가 작은 난쟁이 노에만을 남기고 가족들은 떠났다.




누구를 남길 건데? _p.35


아빠 엄마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섬에 남은 아이들끼리 축축한 땅에 주저앉아 슬피 울던 바로 그 순간, 엄마는 로테와 마리옹을 품에 안고 배 한쪽 구석에 흐느껴 울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 무엇으로도 엄마를 위로할 수 없었다. _p.43


절름발이, 애꾸, 난쟁이. 그러니까 제일 성치 못한 애들을 남기자는 거네. 타고난 불운에 어미 아비가 쐐기를 박는 셈이야._p.44


루이, 페린, 노에는 마침 한 방을 쓰니깐 아이들을 깨우지 않고 떠나는 편이 나아. 루이와 페린은 매우 영특한 데가 있으니 그 세 명이라면 어떻게든 버틸 거야. _p.45


가족들이 과연 고지대에 상륙했을까, 아니며 뱃길을 가던 중에 난파를 당했을까, 가족들은 이미 다 죽었고 그들 삼 남매만 살아남은 것을 아닐까, 혹시 고재대조차 바다에 잠겨버리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맨 나중은 늘 이 이야기가 나왔다. 아빠가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하지._p.97




인간의 이성과 본능, 한계상황, 사랑의 무게, 선택과 버림, 유대관계, 희생, 분노, 회복, 생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누굴 선택하든 아니.. 선택이란 걸 할 수 있을까?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모든 가족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잔인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듣기만 해도 먹먹해지고 짠해집니다.

어느 누구나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극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감정 중 건들지 말아야 할 곳을 건들어 버린 <파도가 지나간 후>

스토리도 전개감도 몰임도도 굉장히 좋았고 결말이 궁금하다면...


알려줄 수 없다...ㅋ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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