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잃어버린 것들
이다빈 지음 / 아트로드 / 2020년 1월
평점 :

당신은 무엇을 잃어버렸나요?
상실의 단상과 사진을 엮어낸 이다빈 산문집 <잃어버린 것들>
도서 표지에 종종 나오는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작품들.
빌헬름 함메르쇠이는 덴마크의 화가이자 회색빛이나 단색을 많이 이용하고 주로 실내 풍경을 배경으로 뒷모습을 보이거나 알 수 없는 듯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 여성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다빈의 산문집 역시 여성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표현되고 있는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큰 창문들>을 도서 표지로 사용한 것은 <잃어버린 것들>과 닮아있어서인 듯 하다.
우리 모두는 복잡하고 정신없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사람, 시간, 사랑, 물건 등등 무수하게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저자도 지금까지 후회하고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한다.
내면에 있는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써 내려가며 경험하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을 토해내기도 한다.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 시대를 알리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우리는 시대의 깊은 고민 속에서 만났지만 사회와 맞닥뜨리니 현실적인 것들과 싸워야 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었다.
본문中에서
부모님과의 연을 끊고 남편과 사랑을 했고, 아이를 낳았으며 이별까지 했던 결핍 덩어리였던 저자였다.
의지했던 남편과의 이별을 하며 사랑에 대한 미련과 딸을 잃은 마음에 대한 희망과 집착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위해 가지고 있던 기억과도 이별을 하려고 했던 저자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수많은 만남과 이별에 있었고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하면서 저자는 여행 관련 서적을 쓰기도 했다. (그 시절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출판한 <작가, 여행_2018>, 소소여행 시리즈로는 <소소여행:성남테마여행기_2019>, <소소여행:고양테마여행기_2019>은 일상 여행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도서라고 한다. 그녀가 말하는 일상 여행을 다룬 도서들도 만나보면 좋을 듯하다.)
어느새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도시로 다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여행은 꼭 익숙해지려고 할 때쯤 작별을 고한다.
본문中에서
여태껏 살아왔던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그동안 저자를 구속했던 것은 타인이 아닌 바로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나 자신에게 구속되었던 잃어버린 나의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와 경험을 안고 나아가는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을 이다빈의 산문집 <잃어버린 것들>에서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