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은 언니에게
스더언니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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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향기에서 정말 푸릇푸릇한 향이 나는 책이 나왔다. 사랑 이야기라니. 그것도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또는 시작만 계속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푸릇한 사랑의 냄새를 읽고 나니 책에서 정말 풋내가 나는 것 같았다. 순간 알았다. 아... 나는 이미 기성세대가 되었구나. 껄껄껄.



이런 남자 만나지 마세요


1. 어느 순간 연락을 잘 안 하는 남자

2, 외모를 계속 지적하는 남자

3. 너무 자신만만한 사람

4. 다혈질인 남자

5. 말만 너무 잘 하는 남자

6.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다가오는 사람

7. 중독이 있는 사람

8. 대화가 뚝 끊기는 사람

9. 존경할 수 없는 사람

10. 매사 어딘가 부족하다, 불평하는 사람


읽기만 해도 피곤한 유형이다. 남자로서도 여자로서도 그냥 인간으로서 별로인 상황들이라 얼른 읽어 넘겨버리고 싶었다.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이런 남자들을 일일이 꼽을 수 있는 작가가 살짝 부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다시 한번 잘 읽어 보면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 꼭 있지 않나? 하나만 해당하는 사람도 있고 여러 항목에 해당하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그렇다면 남자도 인간관계의 하나로 인식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성으로서의 매력도 빠지면 안 되지만 1번부터 10번까지라면 친구로서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위의 항목들 중에서 '남자'라는 글자를 지우고 나를 대입해 보았다. 앞으로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이런 남자를 만나세요


1. 연락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은 사람

2. 나의 결핍을 고치고 싶게 만드는 사람

3. 열등감이 없는 사람

4. 문화가 맞는 사람

5. 감사할 줄 아는 사람

6.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는 사람

7. 나에게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

8. 따뜻한 사람

9. 자신의 한을 풀 숨구멍이 있는 사람

10. 나를 가장 예쁘다고 해주는 사람


크~~~ 금상첨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결혼한 지 오래되었으므로 나는 이번 항목에서 내 남자가 해당하는 것에 동그라미를 쳐 보았다. 동그라미가 많아서 안심했다. 처음부터 많았다고는 할 수 없다. 맞추면서 살아온 세월이 길었기에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를 따지는 것과 같다. 따라서 나는 이 항목 어딘가에 '유연함 사람'을 끼워 넣고 싶다. 유연한 사람이라면 서너 개가 모자란다 할지라도 기꺼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남자 만나기 정말 힘들구나. 나도 힘들어서 늦게 결혼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내 인생 살았더니 그런 남자가 있긴 있더라. 그러니 나 스스로 위의 10개 항목에 해당하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돌아보며 사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작가가 사랑하는 짝꿍을 만나지 안타까워하며 읽었다. 후반부에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나는 안심하고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안심? 나 왜 안심해? 


내가 나에게 물었다. 답은 금방 나왔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이 책을 기성세대로서 읽은 것이었다. 사랑을 기대하는 두 근 반 세 근 반 콩닥이가 아니라 요즘 세대들의 사랑법과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독서였다. 




* 무상으로 제공되는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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