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 바람을 가르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박소명 지음, 한수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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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그 시대에 가능했던 일은 일본에 동조하거나 충성하는 일뿐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말, 글, 행동 모두가 조선의 것이라 금지되었을 때였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에 가능하지 않았던 수많은 것들 중 가야금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찾아 나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해 보거라. 나만 다쳤을까? 섣불리 분노하면 진다. 나라 잃은 백성이 모든 분노를 표출한다면 이 땅엔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할 거야. 분노도 지혜롭게 내야 하는 거란다.


160쪽


가야금을 만들 수 있는 나무를 빼앗기고, 그것이 뻔히 우리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못해 읽는 내가 다 답답했다. 책 속의 스승님은 독자인 내 마음을 다 아신다는 듯 섣불리 분노하지 말라고 이르셨다. 지혜롭게 분노하는 것에 대한 말씀은 책을 덮으면서도 내내 머리에 남았다. 비단 독립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 전체가 그렇다. 어쩌면 책을 읽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사색하는 것이 전부 지혜롭게 분노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네.'라고 대답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총과 칼로만 독립운동을 하는 건 아니야. 어떤 사람은 돈으로 어떤 사람은 따뜻한 밥 한 그릇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란다. 네 이모는 악기를 지키는 것으로 독립운동을 했지. 넌 가야금 장인이 돼 네 몫을 해야 해. 네가 하는 일도 독립군만큼 소중한 일이란 걸 잊지 마라.


164쪽


이 책을 의도적으로 읽은 이유는 '가야금' 때문이었다. 큰아이가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는데 음악을 전혀 알지 못하는 엄마로서 아이를 좀 더 이해하고파서, 아이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싶어 뚫어져라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은 가야금을 통한 우리의 독립에 대한 이야기였다. 



각자에게 독립이 다른 의미이듯 조국의 독립을 위한 이바지도 다르게 할 수 있다. 밥장사는 밥으로, 가야금 장인은 가야금으로, 교육자는 교육으로, 오직 마음으로만 바라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또한 독립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오현이 가야금 장인이 되어야 한다는 숙명을 받아들이고 한발 내디디며 끝나는 이야기에서 우리 아이들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오현이 받아들인 것은 본인의 숙명뿐 아니라 그로 인해 조선의 독립에 한몫한다는 사명감이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받아들이고 매진할 숙명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빛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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