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연장 가방
문수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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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아버지는 47년생 목수, 나의 아빠도 48년생 목수.


작가님의 아버지는 사우디에 다녀오셨고, 나의 아빠는 사우디 가려다가 못 가셨고.


작가님의 아버지도 나의 아빠도 부릉부릉 오토바이 타고 다니셨다.



아빠의 오토바이에 다섯 식구가 모두 타고 김밥 싸서 소풍 갔던 일이 기억난다. 그날은 아빠의 연장 통이 오토바이 뒷자리에서 내려왔다. 아빠는 맨 앞에서 운전을 하고 나랑 동생들을 차곡차곡 앉히고서 맨 뒤에 엄마가 팔을 앞으로 쭉 뻗어 아빠의 허리춤을 꽉 잡았다. 김밥은 어디에 실었을까? 엄마가 둘러맸을까? 



문수 작가님의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아빠가 자꾸만 생각났다. 이 책을 아빠에게 보여드릴까 하다가 조금 참기로 했다. 나도 아빠와 엄마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아직 미완성이다. 이 책을 본 우리 아부지가 문수 작가님의 아버지에게 강한 질투를 느끼실까 봐. 헤헷. 



아버지의 연장 가방에 있는 톱과 대패와 망치와 기타 등등등 등등의 연장들. 나는 아빠에게 늘 질문하는 딸이었다. 이건 뭐냐, 왜 오늘은 이걸 안 가지고 가셨냐, 어떻게 쓰는 거냐, 나도 써 보고 싶다.... 이러면서 내가 건축을 전공한다고 했을 때 아빠는 나를 말렸다. 



"너는 이런 거 하지 마라."



목수 아빠의 '이런 거'는 험하고 고된 일이었다. 험하고 고된 일을 한 보수로 내가 먹고 입고 자랐다. 감사라는 인사가 너무 작다. 아빠의 노동에 비해 너무 작은 말이다.



문수 작가님의 아버지가 병환으로 약 봉투를 그리셨을 마음이 음... 그 마음이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거 아니었을까? 나는 여기까지 읽고 집에 있는 파라핀 치료기를 보자기에 싸서 친정으로 가지고 갔다. 아들 손목 치료하려고 구입한 건데 '지금 아들이 문제냐...' 이러면서 갑자기 불타는 효심으로 들고 날아갔다. 



"아빠. 이거 파라핀 치료기. 알지?"


"어. 근데 이거 웬 거야?"


"아빠 하시라고."


"나는 좋지~!"



문수 작가님의 '아버지의 연장 가방'을 읽고...


1. 파라핀 치료기를 아빠에게 드려서 너무 다행이다. 정말 좋아하셨다.


2. '목수와 그의 아내' 얼른 마무리해야겠다.



문수 작가님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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