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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눈물 ㅣ 단비어린이 문학
정해윤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눈물은 아편이다!"
눈물을 비롯한 슬픔, 우울, 분노,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한 사회.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눈물 금지 주사'가 의무화된 사회.
아... 나는 어쩌나. 나는 일명 '울보 엄마'인데. 책을 읽을 때, 뉴스를 볼 때, 안타까운 지인의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나는 왜 울까?
'성냥팔이 소녀'를 읽을 때 나는 소녀가 되어 춥고 졸렸다. '플란다스의 개'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가장 마음이 아플 때는 당사자들이 안타까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상황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을 제거한 사회는 어떤 모양새일까?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리아네 가족은 언제부터인가 눈물 금지 주사를 맞지 않았고, 우울과 불안 등의 나쁜 감정에 노출되고 말았다. 그 결과 행복 지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건 잠재적 범죄자를 뜻했다.]]
아하. 나는 여기서 내 안의 우울과 불안이 차지하는 곳을 살펴보았다. 우울과 불안의 감정을 권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감정은 우리 삶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쯤은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사회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대형 참사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슬픔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 과거가 있었다. 그 암울한 과거를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면서 맞춰야 할 초점은 팬데믹(pandemic) 을 보다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비록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경제적 사정을 악화시켰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의 우울과 불안을 감싸줄 수 있는... 전보다 더 공감 지향적인 사회로 변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어려운 얘기를 아이와 나눌 수 있는 단어들을 떠올려야겠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깨달은 것처럼 '웃음만큼 소중한 눈물'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