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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람
잉그리드 고돈 그림, 톤 텔레헨 글, 정철우 옮김 / 삐삐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잉그리드 고돈은 날 때부터 관찰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나는 날 때부터 무엇을 좋아했을까? 생각해 보니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너는 궁금한 게 뭐 그리 많냐~?
나는 날 때부터 질문하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늘 묻고 물었다. 어떤 때 엄마는 조그맣게 한숨을 쉬시면서도 결국 답을 해 주셨다. (엄마 고마워!)
이 책은 잉그리드 고돈이 그림을 그린 후 톤 텔레헨이 짧은 글을 매칭했나 보다. 아... 글과 그림이 이렇게도 짝꿍이 될 수 있구나!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함께 작업한 이 책은 설명이 없었다면 한 사람이 작업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어울렸다. 단지 한결같이 무표정하고 가끔은 적대적이기까지 한 표정이라 섬뜩하기도 했다. 각자가 바라는 것도 평범하기보다는 약간 기괴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나도 가금 섬뜩한 표정을 지을 것이며, 기괴한 바람을 빌 때가 있다. 그래서 마냥 이 책이 이상하다고만은 못하겠다. 나도 가끔 그러니까.
나는 혼자였으면 좋겠어요. 아니에요, 그것도 여전히 많아요. 그냥 나는 아무것도 아니면 좋겠어요. 내가 방에 앉아 있고, 누군가 들어와서 방을 한 번 둘러보고 말하죠.
"아니, 여기 없는데. 아무도 없어."
그래도 한 사람에게만은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요. 잠시 후 들어와서 조용히 문을 닫는 그녀에게는요.
58쪽, 루이.
카프카의 '변신'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얼마나 강력한 소원인지 우리는 모를 것 같다. 변신할 때까지.
내가 해야 한다면 세상을 구하겠어요. 누군가 내게 와서 "세상을 구해주겠어요?"라고 물으면
"언제요?"
"지금요."
"지금요?"
"네. 지금 당장이요. 한시가 급해요!"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어떻게 구하는지 묻지도 않고 세상을 구할 거예요. 물어볼 시간도 없으니까요. 너무 까다롭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죠. 너무 어려우면 구하지 못할 것이고 세상은 망할 거예요.
87쪽
다른 이들이 이 바람을 희망으로 읽을지 절망으로 읽을지 궁금하다. 나는 절대적 희망과 의지로 읽었다. 어느 CF 카피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 해준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바람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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