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을 사랑한 고양이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숙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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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사랑에 빠졌다는 전은숙 작가님의 다섯 편의 이야기.



널 항상 사랑했어.


신부님을 사랑한 고양이


늘 성당에 머물며 신부님만을 바라보던 고양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두 발로 걷기 연습도 하고 글도 읽으려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신부님은 이런 고양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비라고 이름도 지어주고 쓰다듬어 주시기까지. 옆에서 지켜보던 검둥이는 꿈 깨라고 하지만 나비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끝까지 소원한다. 사람이 되기를. 


그런 나비에게 검둥이는 항상 너를 사랑했다며 마지막을 함께 하는 이 짧은 동화에서 아이와 나는 사랑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이란 정말 어쩔 수 없는 건가 보다.



괜찮아 누구나 그럴 때가 있어. 너만 그런 게 아냐. 자기 일이 하찮고 보잘것없다고 생각될 때 말이야. 하지만 이 세상에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은 하나도 없어. 그냥 지금 그 모습 그대로 멋지고 소중해. 


어느 별 이야기


각자의 역할에 지겨워질 무렵. 아니 아니 다시 말해야겠다. 각자의 역할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지루해져 버린 우리를 위한 이야기가 아닐까.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반찬 걱정하고 돌아서면 간식 준비하는 이 일이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걸 깨달으니 멋지고 소중한 엄마의 역할이 보였다. 사랑을 듬뿍 넣어 아이들 입으로 들어가서 오물오물 씹히면서 꿀꺽 뱃속으로 들어갈 때의 행복감. 


염소의 말처럼 우리 모두 지금 모습 그대로 멋지고 소중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카멜레온은 접혀 있던 혀를 길게 꺼내 금고 안으로 들이밀었습니다. 축축한 혀가 고무줄처럼 사정없이 쭉쭉 늘어나더니 금은보화와 돈을 휘감았습니다. 그리고 그것 모두를 한꺼번에 목구멍으로 삼켜 버렸습니다.


카멜레온


가장 지저분한 것을 먹는 카멜레온이 금은보화를 한꺼번에 삼킨다는 의미... 그리고 바로 뒤에 그것을 지키려던 욕심쟁이 아버지도 꿀꺽.


모든 돈이 더러운 것은 아닐 것이다. 열심히 일해서 그만큼의 보상으로 번 돈은 카멜레온이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니까. 이 카멜레온이 우리 집에서 삼킬 것이 있는지 나도 모르게 둘러보았다. 




엄마 눈과 내 눈이 마주쳤어. 온 세상이 멈춘 것 같았어. 바로 그때 내 속에 있던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


별을 버렸다


나도 엄마 지갑에 있던 돈을 꺼낸 적이 있다. 100원 짜리 동전 7개였다. 나는 그 700원으로 아무것도 못했다. 엄마한테 바로 걸려서 엄청 혼이 났었다. 이 이야기의 엄마는 아이가 돈을 가져간 줄 알았지만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학교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는 모습에서 내 심장까지 쿵 떨어졌다. 




쟈가 내 친손자요. 영정사진 찍으려니 무서워서 끌고 왔어요.


할아버지의 선물


아... 아이를 위해 읽은 단편집인데 마지막 이야기에 나는 그만 울고 말았다. 영정사진을 찍으면서 무섭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내게 정말 크게 들렸다. 우리 할아버지 생각도 났다. 우리 할아버지는 나랑 못다 먹은 사과 반쪽이 남았는데... 이 책의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남기실 건가 보다. 이 아이는 자전거를 탈 때마다 할아버지 생각을 하고, 나는 사과를 반으로 짝 가를 때마다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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