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의 꼬리 VivaVivo (비바비보) 44
하유지 지음 / 뜨인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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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시간이 끝났을 때 소설 읽기가 시작된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때부터는 여러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자 좋아하는 맛과 색으로 삶이라는 이야기를 구워보는 것이다. 내가 쓰고 여러분이 읽은 소설이 그 이야기를 이루는 반죽 한 움큼이 된다면 참 따뜻한 기쁨이겠다.


작가의 말


내가 여태껏 읽은 '작가의 말' 중 최고로 내 가슴에 와서 박힌 부분이다. 책의 말미에 각 단편의 이야기가 시작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글을 읽고 나만의 이야기를 상상했기 때문이다. 작은 에피소드들로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쓰는 나에게 반죽을 잘 해서 구워보라고 다독이는 것 같아서 듣기 좋았다. 읽기 좋았다고 해야 하나...?



소설의 매력은 그런 거다. 읽었는데 들리는 것. 글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대사가 마음이 내 귓가에서 울리는 것 같은 느낌말이다. 이 책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그랬지만 특별히 '수지 분식'이 그랬다. 두 주인공은 느릿느릿 천천히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 단어가 나에게 와서 콕콕 박힌 것은 모든 걸 계획대로 빠르게 진행해 가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 때문이다. '비법을 홀랑 날로 먹으려고 했냐'라는 따끔한 가르침이 귓가에서 쟁쟁거렸다. 인생의 비법은 계획대로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천천히 느릿느릿 가야 손실이 적다. 적어도 내 경우엔.



가구를 사러 갔다가 덤으로 받은 아이비 화분에서 '나도 모르게 그만'이라는 글이 나왔다. 그렇다면 나는 내 화단에서 이야깃거리를 주워오기만 하면 된다.


인생의 실수를 자책하며 '부끄러운 부분'에서는 항문외과를 연결했다. 부끄러운 일화로 따지자면 나도 못지않게 많은데 하유지 작가님은 그 실수까지도 재미있게 그리고 날카롭게 글로 풀어냈다. 이 글은 아이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가족의 죽음으로 생긴 빈자리. 그 상실감을 치유해야 한다면 '괜찮아질 예정이야'를 권하겠다. 나도 쪼쪼와 해솜이를 떠올리며 치유되었다.


'독고의 꼬리'는 일상에 대한 감사함이 주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읽는 내내 내 꼬리뼈가 조금씩 자라는 것 같아 제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아... 지금도 꼬리뼈가 따끔거리는 것 같다.


엄마의 마음으로 읽은 '열아홉, 한여름의 보물'은 그 할아버지의 목걸이가 정말 다이아몬드였다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면 먹진 드럼 연습실을 차렸으면 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내 인생의 실패담'은 나도 그 글쓰기 교실에 참여하고 싶었다. 



작가님... 그 도서관 어딥니까?



https://blog.naver.com/cau9910/222334747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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