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살 만하고 하루는 죽고 싶었다
임부영 지음 / 부크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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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며칠을 고민했다. 그만큼 무거운 책이었다. 책은 무거웠는데 작가는 가벼운 병에 걸렸다고 한다.


나는 깃털이라는, 그러니까 잘 날아가는 병에 걸리고 말았다. 깃털은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우리의 예상보다 더 멀리, 더 빠르게 날아간다. 예민하기는 이루 말할 수 없어 작은 바람에도 털끝이 들썩거린다. 바람이 멈추면 바닥 어느 지점에 내려앉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 언제 어느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올지 모르니까.


46쪽


작은 바람에도 들썩거렸던 경험... 아마 나도 있지 않았을까? 작은 자극에 깊은 내상을 입고 풀썩 주저앉아 통곡을 하고 싶었던 경험... 


누구에나 있을 수 있고, 누구에나 없을 수도 있는 깃털이라는 병. 원인은 알지 못하지만 완치는 없다는 그 병을 임부영은 지나왔다. 성실하게 상담에 출석하고, 꼬박꼬박 약을 먹었다는 구절을 읽을 때 나는 임부영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식상한 말이지만 '겪어 본 사람이 제일 잘 안다'라는 문장에 생명이 담기는 것도 느꼈다. 그래서 임부영은 상담사가 된 것이다. 당연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알게 되면 비웃을 것 같았군요, 그런데 부영 씨. 마음과 말이 일치되지 않으면 그 벌어진 간극만큼 공허감이 생겨요.


81쪽


공허감.


상담사가 내 앞에서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공허감이 생기는 만큼 채우기 위해 다시금 과장된 말을 하고, 그런 말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간극은 더 벌어진다. 이제 어떡할까?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풍선이라도 불까? 


임부영은 적었다. 노트에 적었다. 아! 글로써 치유되는 순간이구나. 아! 어쩌면 나도 매일 아침 글을 쓰면서 어딘가 벌어져 있을 간극을 메우고 있는 중이겠구나.


상담사가 되면 어떨까요?


212쪽


그래서 임부영은 상담사가 되었다. 상담사도 상담사지만 뭔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이뤄내는 모습에 나도 함께 뿌듯했다. 죽고 싶었던 하루들이 점점 없어졌고, 살 만한 하루들이 임부영과 우리들에게 가득 찼으면 좋겠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2302764614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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