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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8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평점 :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

알면서 모르면서 우리에게 늘 존재하는 차별과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있을까? 아마도 어디에나 존재하는 현상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권'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지은이 태지원 선생님은 [경제 선생님, 스크린에 풍덩]에서 이미 접한 적이 있었다. 영화를 소재로 경제와 사회를 분석한 점이 참신하고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이 책 역시 비슷한 느낌이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하며, 알았다 하더라도 '뭐 이까짓 거'라며 넘어갔던 부분이 분명 어느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불합리한 것이었다는 걸 알았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미디어를 객관적으로 접했으면 좋겠다. 아~! 이런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
차이와 차별은 어떻게 다를까?
차별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함으로써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차별을 줄일 수 있다.
차이와 차별에 대한 내용은 어렸을 때부터 배운다. 초등 저학년과 맞닿아 있는 누리교육과정에서부터 서로 다른 차이를 알고 존중하는 학습을 한다. 그리고 청소년이 되어서도, 성인이라도 예외 없이 늘 기억하고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의 말미에 이런 내용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 책 전반을 포함하는 문단일 것이다. 서로 다른 차이로 인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먼지 차별, 혹시 나도 차별주의자?
"아파트 30평대 정도는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
"흑인이니 운동 잘하지 않아?"
모두 사소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말이다. 이런 말속에 숨어 있는 차별을 '먼지 차별(Microaggression)'이라고 한다 먼지 차별은 '아주 작은(Micro)'와 '공격(Aggression)'을 뜻하는 영어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용어이다.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먼지처럼 미세하지만 도처에 깔려 있고, 치우지 않으면 쌓이는 차별을 뜻한다.
새롭게 알게 된 용어이다. 어쩌면 나도 먼지차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자라거나 남자라서 당연한 일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나이와 학력에 관한 편견들에서 과연 내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어떤 이는 자신이 차별을 하는지도, 또 다른 이는 자신이 차별을 당하는지도 모를 수도 있을 만큼 '먼지차별'은 그야말로 생활 속에서 실천되어야 할 인권보장이다.
실제 미국의 한 미디어 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 이공계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의 절반 이상이 스컬리 캐릭터 덕분에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고 전공을 정하게 되었다고 응답하기도 했어. 스컬리가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이공계 분야로 여성을 이끈 것을 두고 '스컬리 효과(Scully Effect)'라는 용어도 생겼지.
[X 파일]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벌써 30년이 되었다니! 어렸을 적 정말 푹 빠져 있었고, 극장에서 영화로 봤던 기억도 있다. 스컬리와 함께 활동한 멀더 요원은 주도권을 가졌다기보다는 오히려 스컬리에게 의지한다는 느낌까지 있었다. 여성이 남성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서로 동등하게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 새로웠었다. 물론 그때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가 그 드라마에 열광했던 이유가 단지 외계인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미디어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그래서 당시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을 가감 없이 반영한다는 것과 함께 사회 구성원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미디어다. 이렇게 글로 적고 보니 미디어는 엄청난 위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미디어는 알게 모르게 각인되고 있는 차별을 인식하고 개선하여 모두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만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 같이 불편했으면 좋겠고,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베공바당 읽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