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들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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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그중 제일 유명세를 떨친 것은 트롯 열풍이 아닐까 싶다. '미스'와 '미스터 '를 제목으로 달고 전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노래를 우리는 '유행가'라고 부른다.


사회를 바라보는 여러 기준 중에서 이 책은 노래로 우리의 역사를 톺아보고 있다. 특히 대중들 사이에서 많이 불렸던 노래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는 애환과 염원을 담고 있다. 그래서 더 절절하게 부를 수 있으며 너무나 우리의 마음을 대신하기 때문에 때로는 '금지'로 묶이기도 한다. 




말이 스치듯이 뛰는 것을 '스윙'이라 하는데 기타 연주자들이 스윙이라 말하는 기법이 이 모양을 가리킨다. 그런가 하면 말이 먼지를 피우지 않고 마치 속보를 하듯이 톡, 톡, 톡 땅을 치면서 가는 모습이 '트롯'이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트롯이라는 발음을 할 수 없어서 '도로또'라 부르게 되었다. 트로트는 도로또의 한국식 표기이다.


9쪽



어른들이 도로또~ 도로또~ 하셨던 것이 이것이었구나!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트로트'가 연주 장르라기보다는 정서적 양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한국 가요 트로트의 사회적 기반은 융합 집단의 '근대적 비애'에 있었다고 한다. 노래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능히 그런 자질을 볼 수 있다니 안 들어볼 수가 없었다. 




https://youtu.be/VOnIQBsg7ho



https://youtu.be/YWpUQjudYiE




https://youtu.be/vjmKGMDsH80




잘 몰랐던 또는 언뜻 들어봤던 흐릿한 기억 속에 있던 노래를 들으면서 이 책을 읽으니 일제강점기를 지나 우리나라의 광복과 6.25 전쟁을 흑백 화면으로 관람하는듯했다. 번쩍거리는 화면의 오래된 영화를 보다가 나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렸을 적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박자에 맞춰 불렀던 '전우여 잘 자라'를 만나면서 유행가라는 깊은 뜻에 공감하기도 했다.



https://youtu.be/d1MeH7QzKOc




폴짝폴짝 고무줄을 뛰어넘으면서 떼창으로 불렀던 노래인데 지금 다시 들으니 너무나 다른 노래다. 이런 노래를 들으며 내가 자랐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아득하게 느껴졌다. 생경한 기억은 대학시절 불렀던 노래의 기억까지 계속되었다.


1969년 3선 개헌, 1970년 전태일 열사 분신, 1971년 대통령 선거, 1972년 유신 체제 선포, 1974년 긴급조치 선포에 이르는 불안 상황이 그칠 새 없었다. 그래서 당국은 '퇴폐풍조 단속' '퇴폐 가요 정화' '대중가요 금지곡 선정'을 더욱 강화한다.


172쪽



'민주화 운동'이라는 다섯 글자에 과연 그 뜻을 다 담을 수 있을지...  이 뜻을 담은 노래들을 민중가요라고 했고, 금지곡으로 선정되어 제목을 새기는 것만으로도 범죄였던 시대가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한국의 대중매체들이 민중가요의 홍수를 이루던 때도 있었다. 이 가수들이 대중문화계의 한복판에서 정치적 태도의 진정성에 대하여 작가는 '의미 있는 사회적 발언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발판에 유행가들이 있겠지. 사회의식을 표현하는 언어가 가락을 만나 대중의 가슴 속에 깊이 깊이 새겨졌던 유행가들.


이렇게 모두가 공유하는 유행가는 신기하게도 개인의 기억과 재결합하여 나름의 이야기로 재탄생된다. 같은 노래라도 부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건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야말로 '각자가 공유'하는 이야기가 유행가가 되는 셈이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2204765244


*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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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의시체를넘고넘어_고무줄놀이에_이렇게슬픈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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