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삼각
김성수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시를 읽는다는 것은 소설과 또 다른 느낌이다. 소설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 역경을 딛고 일어나거나 혹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글 전체를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시는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감정들이라 투영된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그 언어들 사이로 압축되어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숨비소리란 해녀들이 물속에서 참았던 숨을 물 위로 올라와 한꺼번에 내쉬는 것을 뜻한다. 제주 바닷가에서 이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다. 저 멀리서 불쑥 올라온 해녀의 숨비소리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이쪽 세계로 건너오는 듯한 몽환적인 신호 같았다. 


'그러니까... 나 때문입니까?'라고 묻는 질문이 숨비소리로 표현되는 것이라면 무엇을 참고 있었던 것일까. 물질을 하기 위해 숨을 참는 것처럼 꾹 눌러 담았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 마음이 조금만 더 무거웠더라면 숨비소리를 내지 못할 뻔했다. 다행이다. 질문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가을의 끝자락에 제주의 산굼부리가 떠오르는 시다. 그러고 보니 거문오름의 내리막에도 억새가 멋지게 펼쳐져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주에 억새가 멋진 곳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눈물과 외로움과 기다림과 그리움이 억새가 되었다니 너무나 슬픈 시다. 처연하게 바람따라 이리저리 눕던 억새가 생각나서 뭉클했다.






문제적 세상에 대한 시인의 처방은 미학이었다. 그래서 이 시들이 아프고 슬펐나 보다. 제주의 서늘한 기운은 4.3사건을 꼭 함께 몰고 온다. 시인 김성수도 이러한 감성을 담았다고 한다. 미학적 처방을 받아든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시를 꼭꼭 잘 씹어 삼키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의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리라.



https://blog.naver.com/cau9910/222202254844

 

 

*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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