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글로리아 그라넬 지음, 킴 토레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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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나도 데려가!"


"그래~ 어여 타."


어렸을 적 나는 할아버지와 같이 살았다. 소를 몰고 밭으로 나가실라치면 여지없이 나도 따라갔다. 달구지에 타고 가다 보면 소가 똥을 싼다. 그럼 나는 까르르 웃었다. 할아버지는 그런 나를 보고 웃으셨다. 


아카시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어느 날 아카시아 나무 밑에  달구지를 세우고 꽃을 한 송이 따셨다. 하얀 포도송이처럼 생긴 꽃 뭉치를 나에게 건네셨다. 그리고 할아버지 것도 하나 더 따서 나에게 보란 듯이 입으로 쑥 집어넣으셨다. 그리고 끄트머리를 천천히 입 밖으로 당기셨다. 


도도도, 두두두, 도도도, 두두두,,,


앙상한 잎맥만 나왔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어 보이기도 했다. 나도 따라 했다.


달콤한 아카시아 꿀이 입안 가득 퍼졌다.


"할아버지~! 하나 더 따줘! 이거 엄청 달다~!!! 맛있어~!"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할아버지도 나를 보고 싶어 하실까?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은 제목에서 이미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읽다가 울면 어떡하지... 


책상 위에 두고 몇 날 며칠을 표지만 보고 있었다. 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지 않을 용기가 생겼을 때 열어보았다.


가능한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천천히 읽으니 보이는 것.







< 뒤쪽 면지 ~ 겉 표지 ~ 앞쪽 면지 > 가 모두 하나로 이어지고 있었다. 


눈물 대신 미소가 떠올랐다. 인생은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나는 살뜰하게 아끼셨듯이 나도 아이들을 그렇게 사랑하게 되는 우리의 시간들.


이 시간들은 돌고 돌아 할아버지에게로, 나에게로, 아이들에게로, 전해지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미소.


시간을 통과해 우리를 연결하는 것은 이런 아름다운 말이다. 이 책의 작가에게는 '미소'라는 말이 아마도 나의 '미소'와는 조금 다른 의미이지 않을까?


작가님의 '미소'는 나에게 있어 '사과 반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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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반 쪽

목수와 그의 아내 - 8 | 우리 엄마는 늘 아빠의 존재에 대해 강조하셨다. "엄마는 어렸을 때 아빠가 돌아가셨잖아. 그래서 니네 할아버지가 친정 아부지 같았어. 결혼하고 그게 참 좋았어." 나도 할아버지가 참 좋았다. 할아버지가 계신 도마교리도 좋았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따뜻한 눈빛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어렸을 때 살았던 기억도 기억이지만, 무엇보다 내가 태어난 곳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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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배웅에 대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깨달은 것이 있다.


입꼬리를 올리면 내 마음의 온도도 함께 올라간다는 것이다.







*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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