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너는 너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2
이수경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부터 벌써 내 마음을 알아주는 시집.

아이를 위해 함께 읽으면서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떠올렸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함께 살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이에게 '엄마 어렸을 적'을 이야기하며 깔깔 웃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보면 음식이 엄청 맛있거나, 인테리어가 훌륭하지 않아도 그냥 계속 가고 싶은 그런 곳이 있다. 그곳에서 밥을 먹으면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그런 곳.

이 책은 그런 마음 편한 식당 같았다.

그림이 명화처럼 훌륭하거나, 어휘들이 세련되지 않았어도 그냥 주르륵 넘기면서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는 시.

한 편을 다 읽지 않아도, 읽다가 다른 생각을 해도 "괜찮아"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았다.

 

 

 


책을 펴자마자 만난 '집으로'는 남편에게 읽어달라고 했다.

 

 

 


첨부파일
대준아.m4a
 파일 다운로드

 

 

 

 

삼촌과 아부지와 할아부지가 집으로 돌아오실 시간.

기다리는 할머니의 마음을 표현한 시.

할머니가 보고 싶다.

 

 

 

 


'아카시 이파리' 따는 법을 동네 언니들에게 배웠다. 가위바위보를 하며 진 사람이 딴다. 한 줄기에 달린 이파리들을 많이 남겨야 이긴다. 학교 마치고 집까지 걸어가는 길에 이파리 몇 줄기로 이기거나 지거나.

그나마도 지겨워지면 침을 묻혀 얼굴이 붙인다. 그리고는 내기를 한다.

누가누가 오래 붙이고 있나.

그 언니들은 뭐하고 살고 있나....

 

 

 

 


블로그 이웃님들끼리 책 읽기를 권장하는 릴레이를 하면서 52쪽을 소개했었다. 그래서 여러 번 읽게 된 이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기억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못 찾겠다! 꾀꼬리!

 

 

숨바꼭질을 하다가 보면 숨기 고수가 있다. 그런 친구들은 '꾀꼬리'를 외쳐도 안 나올 때가 있다. 어느 날 우리는 그 친구를 내버려 뒀고, 놀다가 깜빡 잊고 말았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그런 일이 있은 후 그 친구는 꾀꼬리 소리에 충실하게 밖으로 나왔던 것 같다. ㅋㅋㅋ

 

 

 


우리 할아버지는 나의 이를 빼 주신다고 엄마를 불렀다.

 

 


애미야~ 이 실 좀 문고리에 걸어라.

 

 

내 앞니를 빼 주신다고 작전을 짜셨다. 앞니에 실을 묶고 문고리에 단단히 걸었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내 이가 빠지는 작전이었다. 그런데 문이 열리는 방향을 치밀하게 계산하지 못하셨던 우리 할아버지... 밖에서 안으로 열리는 바람에 나의 이를 묶었던 실은 힘이 쭉 빠져버렸다. 나는 그날 결국 엄마의 하나, 둘, 셋 구호와 함께 이마를 세게 맞으면서 이를 뺐다.

 

 

 


제일 마지막 시의 마지막 연.

묻고 있다.

 

 


너 괜찮아?

 

 

괜찮아. 물어봐 줘서 고마워.

 


태그
#괜찮아너는너야

#이수경

#장준영

#책고래

#허니에듀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