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우리 옛이야기 3 다시 읽는 우리 옛이야기 3
차영선 외 지음 / 부카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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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문장,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주옥 같은 우리 옛이야기.

이 책은 정종영 동화작가님이 감수를 하셨다. 우연치않게 이 분의 책이 우리 집에 여러 권 있는 걸 발견했다. 도시수달 달수네 아파트, 꼬마귀신의 제사보고서, 모래소금, 조선의 마지막 춤꾼 이렇게 네 권이아 있더라...  책의 제목을 보면 문화와 환경에 상당한 관심이 있으시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분의 추천사가 더 눈에 띄었다.

 


옛이야기는 신화, 전설, 민담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인류가 말을 하기 시작한 이후, 수천만 가지의 이야기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사라진 얘기도 있고, 끝까지 살아남은 얘기도 있다. 지금 우리가 듣는 옛이야기는 끝까지 살아남은 백전노장인 셈이다. 그런 까닭에 옛이야기는 변덕 심한 사람의 마음마저 끌어당기는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것이 바로 옛이야기의 최고 장점이다.


동화작가 정종영

 

 

맞다. 우리는 백전노장의 힘으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만날 준비 하시고~ 들어간다.

 

 

 


'은혜 갚은 호랑이'는 막동이가 호랑이를 맞딱뜨린 장면이 제일 좋았다. 옛날 이야기에서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거 오랜만이다. 나는 역시 이야기 좋아하는 어른이인가보다.

막동이네 모자가 구해준 그 선비가 알고보니 못된 수령이었고, 그 수령을 알아보고도 막동이가 아무 말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막동이가 일침을 놓는다.

 

 


예전에 산에서 다친 호랑이를 도와준 적이 있지요. 짐승도 은혜를 잊지 않는데...


사람인 수령은 은혜를 잊었구나. 나쁜 사람. 하나뿐인 은가락지를 팔아서 목숨을 구해줬는데 그걸 모른척하다니.

 

 

짐승도 아는 걸 우리가 모르면 안된다는 당연한 교훈이지만 틀에 박힌 언어로 구사하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새롭게 읽혔다. 심지어 재미까지 있다.... ㅋㅋㅋ

 

 

 


작은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는 '너도밤나무' 이야기.

 

 

자기도 밤나무라며 가지를 살랑살랑 흔드는 걸 보며 호랑이가 붙여준 이름이 너도밤나무.

아기자기한 이야기이지만 너무 논리적이어서 혼자 미소를 지었다. '나도 밤나무!'라고 해서 그럼 너도 밤나무 해라 라는 의미의 '너도 밤나무'라니. ㅋㅋㅋ 다른 이름은 절대 어울리지 않는 너도 밤나무.

 

 

 

 


'제주를 지킨 양이목사'를 읽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신라의 문무왕이 떠올랐다.

 

 

 

 

문무왕은 삼국을 통일한 후 동해 앞바다에 뭍어 달라 했다. 동해 용이 되어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기면서. 문무왕의 수중릉에 가면 그분이 용이 되어 감포 앞바다를 막 날아다니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제주에서 애월에 가면 양이목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양이목사처럼 지조와 절개를 공무원이 많으면 우리 나라가 어떻게 되었을까 잠시 상상해 보았다. 함께 읽은 막내는 이런 공무원이 많으면 나라가 잘 살게 될 것 같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송림동이 삼 형제' 역시 권선징앙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승전결의 짜임새에 흐트러짐도 없고, 아이도 재미있게 잘 읽었다. 이번에 내가 표시한 곳은 다름 아닌 염라대왕을 표현한 부분이다. 염라대왕은 생전의 선악을 심판하는 무시무시한 캐릭터인데 이 염라대왕은 왤케 인간적일까.

 

 

사진출처 : 네이버

 

 

죽은 사람을 조금이나마 더 좋은 곳에 보내려고 고민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보니 업무가 막 쌓이고, 업무가 많다보니 일이 끊이질 않고, 결국은 만성피로... ㅋㅋㅋ

게다가 퇴근할 때도 장부를 가지고 나온다니 일을 집에까지 가지고 가다니 정말 세련되지 못한 유형이군. ㅋㅋㅋ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다. 인간적이고 막 뭐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다.

앗. 사람 아니지. 염라대왕이지. ㅋㅋㅋ

 

 

 

 


'감은장아기'는 익히 아는 이야기고 우리 집 아이들이 그냥저냥 읽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에게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다.

 

 


부모님 덕도 있지만, 저는 제가 타고난 복이 있어서 잘살고 있습니다.


속 뜻이 무얼까... 부모님 덕도 있지만 내 복을 내가 누리고 산다...?

 

 

부모님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 조선시대 명심해야 할 덕목이었다. 머리카락 한 올, 손톱 하나까지 갖게 해 주신 부모님이니까. 그런데 감은장아기는 본인 복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그 저의가 무엇일까.

감은장아기의 말에서 '나의 복'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내가 타고난 복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뭐 운이 완전 좋은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성실하면 그에 따른 이익들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행운이 모든 사람에게 가는데 그걸 행운이라고 알아보는 건 평소에 성실하게 준비한 사람이라고 한다. 알아보니까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감이 잘 열릴 수 있도록 감나무를 잘 돌보는 사람이 복있는 사람이구나. 그렇다면 결론은 누구나 복은 타고나는 것이고, 이를 잘 꺼내 쓸 수 있도록 정진해야겠다.

이밖에도 여자의 말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황우양과 막막부인', 꽃씨를 기르는 시합으로 삼승할망을 가리는 '삼승할망 이야기', 오늘 만나서 '오늘이'와 '신기한 붓' . 모두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우리집 아이들 한참 그림책 읽을 때 호랑이 나오고, 귀신 나오면 기겁을 하던데 이책은 약간 연령을 높이 잡아도 될 것 같다. 10대, 20대, 30대, 40대,,,, 모두가 읽어도 모두가 재미있어 할 책.

문장들이 너무 좋아서 녹음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도란도란 그대로 읽어줘도 될 것 같은 따뜻한 문장들이 넘쳐나는 이 책.

우리가 알고 있는 뼈대에 재미있는 살들이 붙어서 더 재미있다는 막내의 평과 함께 독후감을 마친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192890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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