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멸치의 꿈
유미정 지음 / 달그림 / 2020년 2월
평점 :
우리가 생각하는 멸치.
멸치는바로 이런. (네이버 사진입니다.)

자세히 보니 귀엽게 생긴 것 같다. ㅋ
자세히 보아야 귀여운 멸치.
하지만 우리 집에는 늘 말린 채로 비닐봉투에 담겨져서 입장하는 멸치가 이번에는 책으로 왔다.

바닷 속에서 밖으로 나오며 멸치는 무슨 꿈을 꿀까?
대륙붕 놀이터에서 헤엄 좀 쳤던 멸치.
달빛을 쫓으며 무슨 재밌는 일이 생길까~ 들떴을텐데.
그 달빛은 다름 아닌 고깃배의 등불!!!!
여기가지 읽으며 나는 내가 인간인 줄 몰랐다.
그런데...

그물에 잡혀서 소금물에... 햇볕에...
그리고 크기대로 분류.
사람들이 '똥'이라면서
빼내는 건 멸치의 내장.
빠짝 말라 비틀어진 내장이란다.
여기서 나는 내가 인간이라는 걸 실감했다. ㅋ
멸치는 멸치.
나는 나.
멸치는 빳빳이 마르고 난 뒤에 다들 웃고, 울고, 소리도 치고, 화도 낸다.
진짜?
라면서 읽었는데 아이는 이 부분이 제일 어려웠다고 한다.
너는 인간 중에 아직 어린 인간이라 그런가? ㅋ
나는 이 부분에서 멸치와 내가 다름을 실감했다.
빳빳이 마른 뒤에 멸치의 본업을 찾은 것 같아서.
아이가 물었다.
"우리 집은 멸치 언제 먹어?"
왜냐하면 아이들은 멸치 반찬을 별로 안 좋아한다.
나만 좋아하기 때문에 잘 안게 된다.
그래서 우리 집은 멸치를 안 먹는 줄 알았나보다.
"육수에 넣어. 네가 아까 먹은 찌개에도 들어갔고, 요 떡볶이에 넣은 노란 물도 멸치가 들어 간 육수야."
"어쩐지 맛있더라."
"엄마 덕분이 아니라 멸치 덕분에 맛이 있었던 거구나."
"그런가봐."
".............."
으.... 오늘도 막내에게 1패. ㅠㅠ;;

바닷가에서 몸을 쓰며 살아온 사람들을 무덤덤하게 넘기지 않아셨을 작가님의 눈이 궁금해졌다.
싱싱한 멸치의 은빛처럼 쌩쌩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힘차게 소리치는 멸치가 많은 이에게 가닿기를 원하셨던 작가님.
[ 제게도 그 멸치가 왔습니다. ]
그리고 우리집 그녀에게도 멸치가 왔었나보다.
책 사이에서 발견한 메모.

'멸치의 꿈' 글자와 '자기의 꿈'을 연결한걸까?
기특하니까 한번씩 적어본다.
디자이너. 영어통역사. 영어 과외선생님. 작가. 사회복지사. 안내견 훈련사. 야생동물재활사. 수화통역사. 시인. 큐레이터. 외교관. NGO시민 활동가(그린피스 환경운동가). 성우. 사진작가. 국악인
"우와~ 너 엄청 바쁘겠다."
"걱정마. 주말엔 엄마랑 놀아줄께."
"켁~! 오지마. 아빠랑 놀꺼야"
멸치가 무슨 꿈을 꿨을까 생각하다가 자기의 꿈을 썼다는 이 친구.
저 많은 직업 중에 네가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저 많은 직업 말고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저 많은 직업 이외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너는 사랑스럽다.
마치 멸치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것처럼.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1818275997
#멸치의꿈 #유미정 #달그림 #허니에듀 #서평
#은빛으로_반짝이는_예쁜_멸치
#역시_반짝이는_아이
#너의_꿈
#나의_꿈
#우리의_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