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에 처음 만나는 서양철학자

14살에 처음 만나는 서양 철학자들 - 청소년을 위한 진짜 쉬운 서양 철학 ㅣ 14살에 처음 만나는 철학자들
강성률 지음, 서은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1월

14살에 서양철학자들을 만나봤던가?

워낙 오래 전 일인지라 한참 기억을 더듬었다.

아마도 중학교 때 소크라테스를 들어봤던 것 같다.

그를 알려주신 선생님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너 자신을 알아라, 이눔드라아~!"라고 투박하게 말씀하시던 분이 교실 앞쪽에 서 계셨다는... ^^;;;

그 분이 말씀하시던 '이눔들' 중 하나였던 나는 수많은 시간이 지난 후 소크라테스를 다시 만난다.

서양 철학자들 중 11분을 모셨다.

[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루소,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마르크스, 니체 ]

이름만 들어도 어마무시....

'들어봤다.... ' 하는 분들이 모두 출동하고, 심지어 서양철학의 기본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뭐 이런 학문의 기초가 되는 분들이다.

도서관에서 이분들과 손이라도 닿을라치면

"오메나! 넘나 어려워." 했을텐데 이 책은 웃음이 가득이다.

작가님이 특별히 [[ 재미있고 쉬운 책 ]]을 지향하시면서 유쾌한 일러스트에 힘 좀 주셨다.

그럼 우리집 막내도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아내인 크산티페는 악처로 유명하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나~ 기절하게 잘생기기를 했나~ 마누라를 잘 섬기기를 하나~

뭐 하나 만족스러울 것이 없었던 크산티페는 남편을 매우 홀대했다.

이 남편이 이렇게 몇 천년 동안 존경받을 줄 몰랐겠지.

그래서 덕분에 본인이 전 세계적으로 악처로 명성을 날릴 줄 몰랐겠지.

여튼~ 이 분은 이미 기원전에 인간의 본질과 정의로운 행위에 관해 토론하며 순순한 이상을 추구한 소크라테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인물은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플라톤에서 유래한 낱말, 플라토닉 러브.

[ 플라토닉 러브 ]는 육체적이고 감성적인 욕망이 아닌, 상대의 인격을 존경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좋은 말이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것을 하나 바로잡고자 한다.

플라톤이 말한 [ 팔라토닉 ]사랑은 여성도 모두 평등한 존재로 보면 안된다는 것.

이 시대에는 여성이 그리 대우받던 때는 아니었다. 오히려 멸시를 받았으면 모를까.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 다시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

이 사람은 우리에게 알렉산드로스의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그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인간의 이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은 중용을 잘 지키는 것이라 했다.

근데 그림이 너무 재밌어서 함께 찍었다.

30분만 게임을 하겠다는 아들에게...

"10대는 과하고 1대는 부족하니 5대만 맞을래?"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엄마 중용을 잘 이해하셨군. 풉!

그리고 후루룩~ 뛰어넘어 칸트.

[ 철학을 배우지 말고 철학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제목을 읽으니 어디선가 읽었던 글귀가 생각났다.

[ 지식을 배우지 말고, 배우는 방법을 학습해야 한다 ]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지식은 검색하면 알 수 있는 것들이라 그 지식 자체를 배우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이어야 한다고 했다.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나서 출처를 못 밝힘.)

칸트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완전 멋짐.

마지막으로 소개할 헤겔.

아... 이 분은 정말... 어려웠던 분이다.

이 분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나는 진짜로 소설을 썼던 것 같다.

(다행히 교수님이 소설을 좋아하셨는지 학점은 잘 나왔...^^;;;;)

헤겔은 그의 제자인 마르크스를 통해 공산당 선언, 레닌 혁명 등과 같은 세계적인 사건까지 관여했다.

헤겔의 사상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나 또는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세계적인 사건에 관여할 것인가?

또는 우리의 사상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데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런 큰 고민들을 하게 된다.

아직 열심히 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성장하느라고 고군분투 중인 우리 아이들.

위대한 철학자들도 그랬더라~ 하면서 나는 잠시 위안도 받았다.

이 책에 실린 철학자들이 태어날 때 하늘이 막 번쩍거리지도 않았고, 엄청 쩍쩍 갈라지지도 않았다.

이들도 실수하고, 실패하고, 반항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가졌었다.

위대한 서양 철학자들을 읽으면서 서양사상의 기초를 이해하고, 동양 사상과 결합한 새로운 철학의 조류를 떠올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이 책은 '이들도 나와 비숫하구나.'를 느끼게 해 줄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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