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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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Against You

우리말로 번역하면 한 글자 차이이다.

'우리 대 당신들' 또는 '우리와 당신들'

한 글자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이 굉장한 거리감은 무얼까.

<베어타운>의 두번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냥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 했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 중 마야의 노랫말.

그녀의 아니 그 아이의 기타가 표지 그림에 있는 걸 진즉에 보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다. 그만큼 그 노랫말들이 좋았다.

그 섬

그 때는 여름이었고

그 섬은 우리만의 것이었고

천 년의 겨울을

보내고 난 뒤에

너는 깨어졌고

나는 금이 갔고

너는 밧줄을 걸었고

나는 매듭을 묶었지

열여섯 살이 되기 전까지

우리에게는 죽을 시간이 얼마나 많았을까

너만이 진정한 의미를 아는

이별의 노래가 얼마나 많았을까

하지만 지금은 여름이었고

그 섬은 우리만의 것이었고

너는 내 것이었지

천 년 동안

베어타운의 아이들, 특히 벤이와 마야와 아나의 섬.

그 아이들의 섬에 해당하는 안식처가 나에게도 있었을까?

내가 열여섯살때 나는 무엇으로부터 위안과 평화를 이루었을까?

나는 얇지 않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그 때를 떠올리며 되짚었다.

슬퍼해야할지 기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명확한 기억은 없다.

흐릿한 기억 속에서도 많이 웃고 그리고 잘 울었던 기억의 파편들이 모아졌다.

한 동네라고 하기엔 조금 크고

그렇다고 같은 곳 출신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이질적인 베어타운과 헤드.

마을이라는 보이지 않는 끝으로 묶여진 곳에는 그들만의 룰이 있기 마련이다.

베어타운은 하키로 똘똘뭉쳐져 있다.

스포츠로서의 하키를 뛰어 넘는 그들만의 결속력을 가진 그것이 하키인 것이다.

하키팀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고, 하키를 매개로 해결되는 이 스토리가 장장 600쪽이넘 도록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이었을까

나에게는 사랑이라고 읽혔다.

사건은 마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벤이의 부재로 케빈이 사고를 쳤고.

벤이는 자기 때문이라며 자책하고,

아맛은 벤이보다 더 자책하고,

아나는 벤이의 비밀을 폭로하고,

뤼크는 벤이와 화해한건지, 절교한건지 아무도 모를 그것을 하였다.

이 아이들을 키운 어른들 역시 어렸을 적 이런 유대감으로 뭉쳐있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과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이어지는 것이 전통이 되겠지.

베어타운과 헤드는 초록곰과 붉은 황소로 뭉쳐져 대화합의 장을 마련하였다.

그야말로 해피앤딩~

코끝 징한 앤딩의 쪽지를 다시 읊고 싶다.

당신에게 용기가

끓는 피가

너무 빠르게 두근거리는 심장이

모든 걸 너무 힘들게 만드는 감정이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

가장 짜릿한 모험이 주어지길 바라요.

당신은 탈출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길

해피엔드로 끝나는

그런 사람이길 바라요.

그럼 결론적으로 '우리 대 당신들이' 아니라 이 글은 '우리와 당신들'이 절대적으로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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