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모험 -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었다. 저자가 순례길을 걸으며 했던 단상들을 탁 트인 풍경 사진과 함께 접하고 싶었다. 그러면 어느 정도 대리만족 될 것 같아서. 그런데 책의 부제목을 보고 한참을 망설였다.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괜히 미적거리면서 책 끝만 만지작거렸다. 청춘이 뭐길래.

올해 23살이 된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하던 질문에 아직도 답하지 못했다. 도대체 청춘이 무엇인가. 나이대로 보면 청춘에 속하긴 하는데, 미디어가 구축해놓은 청춘의 이미지와 내 모습은 괴리감이 심하고. 이런 의문에 점철된 상태로 청춘 어쩌구 하는 부제목을 접했으니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자기만의 모험』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사십일 간 걸은 산티아고 순례길이 담긴 책이다. 그 사십일에는 여러 시행착오와 뜻밖의 만남, 호의 그리고 가족이 녹아있다. 사실 저자가 순례길을 걸으며 꾸준히 집필 활동을 했다는 게 산티아고 순례길 자체보다 더 인상 깊었다. 소설가가 되고자 하고, 장편 소설을 집필한 저자의 동력이 무엇이었을지 고민하게 되더라. 내가 요즘 쓰고자 하는 동력을 많이 잃은 상태라서.. 정서적 환기가 간절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의치 않아 책으로나마 대리만족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어쩌면 청춘은 예민한 감각을 배우는 시절이 아닐까. 온갖 관념에 대해 고민하고, 남들보다 예민한 자신을 탓하면서 타인의 작은 친절에 살아갈 의지를 얻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들 덕에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 책의 저자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 이야기를 통해 보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
어맨다 레덕 지음, 김소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신체장애인이자 시각장애인인 남자가 테베를 두고 싸우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장애학자 토빈 시버스.


책을 펼쳤을  작가의 감사 인사 다음으로 나오는 구절인데읽자마자 소름 돋았다근친상간이 아닌 관점으로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  구절만으로도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결을 예상할  있었다기대한 만큼 좋았고 충격적이었다사실 비소설을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인지  속도가  나더라간신히 완독했음.. 그래도 매우값진 시간이었다.


『휠체어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는 제목에서 유추할  있듯이 동화에서 장애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보는 책이다어릴   한가운데 자란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고오른쪽 다리의 운동 능력에 문제가 있어 다리를 저는 저자의 경험과 함께 여러 동화 예시가 제시된다이때 작가가 "서양 동화를 읽고 그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들으며 자란 사람의 입장에서  책을 썼다그러니까 서양인에게 친숙한 동화 그리고 영웅이 등장하는 대중문화를 주로 다루겠다는 (14p)"이라고밝힌 것처럼 한국 독자인 내겐 낯선 동화들이 상당수였다디즈니 캐릭터 정도를 예상했는데 말이지다양한 서양 동화를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한국 전래동화 예시도 찾아봐야겠다 싶더라


최근에 깨달은  버릇인데 사회 이슈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같다잘못됐다는  인지하기 시작하면 불편해지고그럼  이상 무시할  없게 되고그럼 결과적으로 내가 피곤해지니까이기적이고  마음만 편한 방법이지하지만 내가  감고  막는다고 해서 불합리함이 사라지는  아니니까이왕 인지하는  제대로 인지해서 제대로 불편해하자내겐 해당 사항 없다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언제 나의 이야기가 될지 모르니 말이다.


시간  내서  전체 필사해야지.


+) 3 8 세계여성의날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윤석남 그림, 김이경 글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공감 능력이 매우 좁은 사람이라서 직접 겪은 게 아니면 감정 이입도 잘 못 하고 흥미도 안 가는 편. 그래서인지 독립운동이나 독재 타도 같은 역사적 사건을 논할 때는 정말이지 아무 말도 못 하겠다. 내가 겪지 않은 세대의 이야기인데다가 많은 사람의 목숨이 담긴 주제라서 함부로 말하기 꺼려진달까..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공감하진 못하는, 그런 애매한 위치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바라봤었다.

그러던 나의 온 마음을 뒤흔든 게 영화 <1987>과 소설 <체공녀 강주룡>이었다. 이 두 작품이 내게 감정적으로 다가온 이유가 뭔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게 성별이었다. <1987>도 <체공녀 강주룡>도 그 시대를 살아가던 여성의 시점이 담긴 작품이더라고.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가 내게 각별하게 다가온 건 그래서일까.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는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을 재현한 책이다. 단편적인 역사 서술보다는 다큐멘터리, 편지, 인터뷰 등 다양한 서술 방식을 통해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챕터마다 초상이 삽입되어있어서 전체적으로 즐길 거리가 많음. 최대한 이름이랑 초상 외우려고 노력했는데 시간 텀 두고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좋은 취지의 책이니 다들 읽어보길 바람.

비 오는 삼일절에 창가에서 읽었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번째 엔딩 (양장)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번째 엔딩』은 『아몬드』, 『우아한 거짓말』 등 8개 작품의 외전들을 모은 책이다. 서평단 신청할 때 목차를 훑으면서 잠시 고민하긴 했었다. 원작을 읽은 작품보다 안 읽은 작품이 더 많아서. 아예 처음 보는 작품도 있었다. 괜히 외전 먼저 읽었다가 스포 당해서 원작에 흥미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스러웠음. 결과적으로는 안 읽은 원작들 다 장바구니에 넣어놨다ㅋㅋㅋㅋㅋ 영업 제대로 당해버림😂

솔직히 말하자면, 위에 구구절절 적어놓은 고민을 이긴 건 '『버드 스트라이크』 외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좋아하는 작가가 쓴 좋은 작품을 한 줄이라도 더 읽고 싶었으니까. 아마 책 좋아하는 사람은 다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정말 좋은 기획인 것 같다. 이미 완성된 세계에 작가 스스로가 한 겹을 더한 작업이니 말이다. 제가 꼭꼭 챙겨 읽을 테니 이런 기획 자주 부탁드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취미가 vol.2 A♭시리즈 18
강상준 / 에이플랫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시국이 1 넘게 이어지고 있다이로 인해 누군가는 새로운 취미를 발견했을 테고누군가는 취미를 잃었을 테다나는 후자에 가까워서 정말 인생이 퍽퍽하다 못해  막힌다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포토티켓 모으는  원동력으로 살던 사람인데 말이지. <해리포터와 불의 > 재개봉하고 CGV에서 왕가위 전작전을 해주는데  수가있어야말이지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혼돈의 시기를 어떻게 넘기고 있나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눈은 생명력이 넘친다 눈을 들여다보는  좋아 괜히 상대방이 좋아하는 대화주제를 꺼내기도 한다『취미가 vol.2』는 온갖 사람들의 온갖 취미를 담은 책이다그러니까 좋아하는  얘기해보세요하고 판을 깔아준 책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지수록된  모두 자기 취미를 영업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 즐겁게 읽었다.

최근에 나온 책이라 그런지 수록된  전체가 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훗날을 기약하는 취미들이 있는가 하면오히려 코로나 시대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취미들도 있고 내가 찾던 이야기였다알차게 방구석에서 사부작거리고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가며 자연에 녹아드는 모습들그걸 방구석에서 읽을  있다니 말이다.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 시국은 끝날 것이다우리의 생활상이 코로나 발병 이전과 달라진다고 해도 말이다어찌 됐든 하루빨리 극장에서  스크린과 빵빵한 스피커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커피도 곁들이면 금상첨화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