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윤석남 그림, 김이경 글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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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감 능력이 매우 좁은 사람이라서 직접 겪은 게 아니면 감정 이입도 잘 못 하고 흥미도 안 가는 편. 그래서인지 독립운동이나 독재 타도 같은 역사적 사건을 논할 때는 정말이지 아무 말도 못 하겠다. 내가 겪지 않은 세대의 이야기인데다가 많은 사람의 목숨이 담긴 주제라서 함부로 말하기 꺼려진달까..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공감하진 못하는, 그런 애매한 위치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바라봤었다.

그러던 나의 온 마음을 뒤흔든 게 영화 <1987>과 소설 <체공녀 강주룡>이었다. 이 두 작품이 내게 감정적으로 다가온 이유가 뭔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게 성별이었다. <1987>도 <체공녀 강주룡>도 그 시대를 살아가던 여성의 시점이 담긴 작품이더라고.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가 내게 각별하게 다가온 건 그래서일까.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는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을 재현한 책이다. 단편적인 역사 서술보다는 다큐멘터리, 편지, 인터뷰 등 다양한 서술 방식을 통해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챕터마다 초상이 삽입되어있어서 전체적으로 즐길 거리가 많음. 최대한 이름이랑 초상 외우려고 노력했는데 시간 텀 두고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좋은 취지의 책이니 다들 읽어보길 바람.

비 오는 삼일절에 창가에서 읽었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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