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었다. 저자가 순례길을 걸으며 했던 단상들을 탁 트인 풍경 사진과 함께 접하고 싶었다. 그러면 어느 정도 대리만족 될 것 같아서. 그런데 책의 부제목을 보고 한참을 망설였다.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괜히 미적거리면서 책 끝만 만지작거렸다. 청춘이 뭐길래. 올해 23살이 된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하던 질문에 아직도 답하지 못했다. 도대체 청춘이 무엇인가. 나이대로 보면 청춘에 속하긴 하는데, 미디어가 구축해놓은 청춘의 이미지와 내 모습은 괴리감이 심하고. 이런 의문에 점철된 상태로 청춘 어쩌구 하는 부제목을 접했으니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자기만의 모험』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사십일 간 걸은 산티아고 순례길이 담긴 책이다. 그 사십일에는 여러 시행착오와 뜻밖의 만남, 호의 그리고 가족이 녹아있다. 사실 저자가 순례길을 걸으며 꾸준히 집필 활동을 했다는 게 산티아고 순례길 자체보다 더 인상 깊었다. 소설가가 되고자 하고, 장편 소설을 집필한 저자의 동력이 무엇이었을지 고민하게 되더라. 내가 요즘 쓰고자 하는 동력을 많이 잃은 상태라서.. 정서적 환기가 간절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의치 않아 책으로나마 대리만족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어쩌면 청춘은 예민한 감각을 배우는 시절이 아닐까. 온갖 관념에 대해 고민하고, 남들보다 예민한 자신을 탓하면서 타인의 작은 친절에 살아갈 의지를 얻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들 덕에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 책의 저자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