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 2 - 관계 맺는 마음, 괜찮나요? 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 2
서늘한여름밤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수집가 8기 #서평단]
가끔 유튜브에서 고민 상담해 주는 영상을 본다. 볼 때마다 하는 생각인데 질문자가 처한 상황이나 고민이 생긴 이유는 제각기 다르겠지만 질문 자체는 비슷비슷함.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대인관계 관련인 것 같음. 누군가와 이러한 일을 겪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구하는 고민들이 정말 많다. 물론 나도 친구랑 어떻게 화해할지, 쟤가 나한테 화난 건 아닐지 종일 고민하던 때가 있었고 요즘도 안 그러는 건 아니니까. 태어나자마자 가족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온갖 대인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은 어렵다. 이번에 아르테에서 나온 다이어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음.

『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는 일(1권), 관계(2권), 마음(3권)까지 총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이 중에서 본인의 필요에 맞는 다이어리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됨. 내가 제공받은 건 2권. '관계 맺는 마음, 괜찮나요?'라는 부제처럼 30일간 오늘의 마음과 관계를 정리해 볼 수 있는 질문 페이지가 있고, '셀프 카운슬링'을 통해 그동안의 관계를 되짚어볼 수 있는 활동 페이지가 있다. 조금 더 카운슬링에 집중한 『5년 후 나에게』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함.

서평이라기보단 소개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요즘 정신건강에 관심 많잖아요? 일기 쓰듯이 차근차근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취지로 접근하면 활용도 높을 다이어리입니다. 다들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리 #서포터즈 #서평단 1기]
잠시 원래 살던 곳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머물고 있는데 아침마다 깜짝 놀란다. 엘리베이터 같이 탄 사람 중에 내 인사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원래 살던 아파트에서는 간단한 묵례 정도라도 주고받는데 이 아파트는 정말... 아무도... 인사 안 받아줌. 물론 먼저 인사해주는 사람도 없음. 요새 출퇴근길에 이거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팍팍하다'는 단어를 온몸으로 느낀 기분이라서. 이 기분으로 읽은 게 『어떻게 지내요』였다.

『어떻게 지내요』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걸 태연하게 서술한다. 인류에겐 가망이 없다고 강연하는 전 애인,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평온한 죽음을 계획하는 친구, 여기저기서 접한 늙은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주인공이 독자에게 전하는 모든 이야기는 '죽음'으로 귀결된다. 타살과 자살과 자연사를 넘나드는 이 소설은 묻는다. "어떻게 지내요?" 더 정확하게는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

1부 시작 페이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이웃을 오롯이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어떻게 지내요?"하고 물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시몬 베유는 이 말을 할 때 모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프랑스어로 이 말은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Quel est ton tourment?"다(122p). 고통받는 늙은 여자들(혹은 아직 늙지 않은 여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것. 그게 이웃을 오롯이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 #서평단] 2
『나나』는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해프닝을 다룬 소설이다. 버스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깨어난 한수리와 은류는 자신의 육체를 마주한다. 당황한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선령(영혼 사냥꾼)은 말한다. 일주일 안에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면 자신과 함께 가야 한다고. 한수리와 은류는 비로소 자신의 육체를 제대로 보기 시작한다. 타인의 눈으로 말이다. 영혼이 없어도 가족,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먹고 자는 육체를 보며 두 사람은 그동안 외면했던 사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기계적인 리액션만 되풀이하는 친구에게 면박 주는 느낌으로 '영혼 없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 『나나』를 읽고 나니 그 표현에 의문이 생겼다. '감정 없음=영혼 없음'인가? 그럼 영혼이 빠져나간 육체는 감정 표현을 못 하나? 사람의 정체성은 영혼으로 결정되나? 영혼이 뭐길래. 『나나』의 주인공들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한다. 영혼이 빠져나간 육체는 평소대로 행동하기도 하고,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자신의 육체를 관찰하면서 스스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요새 나오는 청소년 소설은 성인을 겨냥하고 있는 것 같다. 『나나』 속 한수리와 은류는 고등학생이지만 그들의 고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들이 처한 현실도 가볍지 않다. 주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나 '예스맨'의 모습 등, 많은 부분이 나와 맞닿아 있었다. 어쩌면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된 고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유체이탈과 소멸 등의 소재는 익숙한 만큼 재밌었고, 선령이나 영혼 주파수는 참신해서 즐거웠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느껴지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 끝에서 춤추다 - 언어, 여자, 장소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금가지 #서평단]
『세상 끝에서 춤추다』는 1976~1988년 사이의 강연 및 에세이와 1977~1986년 사이의 서평을 모은 어슐러 르 권의 세 번째 에세이다. 책에 수록된 글은 크게 '여성(페미니즘), 세계(사회적 책임), 책(문학/글쓰기), 방향(여행)'으로 나뉜다. 이 분류는 제목과 함께 각각의 기호로 표기되어 있어 독자가 원하는 대로 골라 읽을 수 있다. 르 권이 "누구의 감정도 해치지 않으면서 최대한의 전복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안한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찾고, 원치 않는 글을 피할 수 있는 체계"(10p)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은 연대순으로 배열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차례에 감탄했다. 강약을 조절한 순서처럼 느껴졌다. 젠더, SF 장르, 창작 등에 대한 르 권의 진지한 고찰을 담은 글과 여행기나 영화 제작 회상록 같은 웃음이 절로 나오는 글이 번갈아 가며 제시된다. 후자를 읽으며 비축해둔 힘을 전자에 쏟을 수 있었고 환기도 자주 되는 기분이라 무리 없이 완독했다.
또한 르 권의 보충설명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르 권은 예전 글을 고치는 대신 원래 에세이를 그대로 싣고 괄호 안에 이후의 논평을 담았다. "예전 글을 심하게 수정하는 건 (중략) 마치 예전 글을 없애고, 여기까지 오기 위해 거쳐야 했던 길의 증거를 숨기는 것 같다"(22p)는 이유로. 1980년대의 르 권이 1970년대의 르 권을 나무라고 손사래 치는 걸 2021년에 지켜보는 일은 몹시 흥미로웠다.

『어둠의 왼손』으로 알게 된 작가지만 그의 책을 읽은 건 처음이다. 『어둠의 왼손』 사놓고 아직 안 읽었기 때문...^^ 에세이로 먼저 만난 어슐러 르 권의 글은 선명했고, 이 사람이 쓴 SF가 궁금해졌다. 『어둠의 왼손』도 얼른 읽고 감상문 써야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봄 #서평단]
"일본을 뒤흔든 실화/수도권 의문사 사건 모티브"라는 띠지 문구를 보면서 읽기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실제 사건으로 창작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회의랄지... 복잡한 심경이라서. 『버터』를 완독한 지금도 마찬가지로 복잡한 심경이다. 이 소설의 서평을 쓰는 게 가능한지조차 모르겠다.

『버터』는 《주간 슈메이》 기자인 리카가 가지이와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다. "남성 연쇄 살인사건, 결혼사기 피해액 1억 엔! 정말 그 여자가 죽인 것인가!"라는 띠지 문구처럼 가지이는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지만 살인 사실을 부인한다. 리카는 가지이 독점 인터뷰를 따기 위해 그와 면회를 거듭한다. 그 과정에서 가지이가 지정하는 음식을 먹고, 후기를 들려주고, 해당 음식을 먹는 가지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야기 끝에서 리카를 기다린 건 가지이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 독점 인터뷰의 성공적인 마무리도 아니었다.

이 소설엔 여러 이야기가 얽혀있다. 사회가 바라보는 몸, 버터에 대한 욕망, 원만하지 않은 가족관계, 트라우마 등등. 이 모든 게 단단히 꼬여 등장인물들을 구성한다. 그중 한 명인 리카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게 『버터』의 가장 표면적인 이야기다. 가지이를 이해하고 인터뷰하기 위해 했던 일련의 행동들은 리카 자신에 대한 이해로 이어진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버터'로 대변되는 욕망이 그동안 어떻게 통제되었는지 느끼게 된다.

서평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정리되지 않은 감상들이 내 안에 단단히 꼬여있다. 이를 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가정적'이라는 수식어에 부여된 환상을 기자의 시선으로 파헤치고 고찰한 내용인 만큼 생각할 지점이 많은 소설이었다.

+) 내용과 별개로 음식 묘사가 진짜 탁월해서 영상화했을 때 음식 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